볼턴 “美 톈안먼 기억해...中 같은 실수 되풀이 말아야할 것” 경고

국민일보

볼턴 “美 톈안먼 기억해...中 같은 실수 되풀이 말아야할 것” 경고

‘미국 배후론’에 대해서는 ‘허위주장’이라며 강력 부인

입력 2019-08-15 11:18
시위대에 최루가스 발포하는 홍콩 경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기억하고 있다’며 같은 사태를 일으키지 말 것을 중국 정부에 강력히 경고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에 대해 무력진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사전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시사평론가 그레타 밴 서스턴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신들이 취할 조치를 매우 신중히 봐야 할 것”이라며 “왜냐면 미국은 톈안먼 광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줄지은 탱크 앞에 선 남자의 사진을 기억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중국인들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1989년 중국 정부의 탄압을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1989년 중국 정부가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한 유혈 진압을 강행한 것을 상기시키며 같은 조치를 홍콩 시위에 되풀이하지 말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은 홍콩에서 가까운 선전(深圳)에 군용 차량 여러 대가 대기 중인 사진을 공개하며 무력진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볼턴 보좌관은 “홍콩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홍콩 시위 격화와 중국의 무장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한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미국은 홍콩 접경에서 중국이 준군사적(paramilitary) 움직임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는 데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언급했듯 우리는 모든 쪽이 평화적으로 관여하고 폭력을 자제하기를 촉구한다”며 “폭력을 규탄하고 모든 쪽에 자제 발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국무부는 “(미국은) 홍콩의 평화적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유지한다”며 홍콩 시위대에 간접적으로 ‘평화적 집회’를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에 홍콩의 자치권을 존중할 것을 강조했다. 국무부는 “중국에 홍콩이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누리도록 하는 홍콩반환협정을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중국과 모든 쪽이 홍콩인의 자유와 홍콩의 높은 자치권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추구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콩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미국 배후론’에 대해 ‘허위주장’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국무부는 “시위 배후에 외국 세력이 있다는 허위주장을 명확히 거부한다”며 “홍콩의 자치권에 대한 계속된 침식이 국제문제에서 긴 시간 확립된 (홍콩의) 특별지위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배후론’은 명확히 거부하면서 시위의 책임은 온전히 중국 정부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미 국무부는 그간 홍콩 시위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홍콩 간의 일이고 스스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거를 둔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해 모두에게 잘 해결되길 바란다.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시위대와 중국 정부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사태가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간접적으로 개입하며 사태의 악화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하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 당국자가 “톈안먼 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보다 홍콩 시위 사태에 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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