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변호사 잘못으로 소송위임계약 해지해도 비용은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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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변호사 잘못으로 소송위임계약 해지해도 비용은 돌려줘야”

입력 2019-08-16 10:20
국민일보 DB

변호사의 잘못으로 중도에 계약을 해지했더라도 이미 지출한 소송비용 등에 대해선 의뢰인이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변호사 이모(49)씨가 지방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2012년 3월 입주자대표회의와 이씨는 분양사들을 상대로 아파트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소송위임계약을 맺었다. 패소하면 이씨가 소송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승소하면 입주자대표회의가 이씨에게 비용 및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입주자대표희의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도중에 계약을 해지해도 승소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후 입주자대표회의는 2013년 5월 이씨에게 부실한 하자조사 및 업무태만 등을 이유로 위임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이씨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의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아파트 하자진단비 3300만원 등 소송비용 3584만원, 성공보수금 1억6260만원, 입주자대표회의가 빌려 간 1억원을 갚으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가 위임계약에 반해 소송수행을 현저히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비용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성공보수금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아직 아파트 하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지 않았으므로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이씨가 아파트에서 세대전수 하자조사를 게을리해 입주자대표회의가 위임계약을 정당하게 해지했다고 봤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소송비용과 성공보수금을 안 갚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대신 빌린 1억원만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갚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다시 2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위임계약이 이씨의 귀책 사유로 해지됐더라도 사건 수임인이 그동안 처리한 사무의 정도와 난이도, 기울인 노력 등을 고려해 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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