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과 불빛 장신구 치워보니… 스리랑카 코끼리 행진의 실체

국민일보

쇠사슬과 불빛 장신구 치워보니… 스리랑카 코끼리 행진의 실체

입력 2019-08-16 14:30 수정 2019-08-16 14:52
이하 Save Elephant Foundation 페이스북

뼈만 앙상하게 남은 70살 코끼리가 스리랑카 한 지역 축제에 동원돼 학대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CNN은 15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중부 도시 캔디에서 개최한 페라헤라 축제에서 코끼리가 학대당한 정황이 포착돼 동물보호단체들이 축제 보이콧 운동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축제는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리랑카 최대 불교 행사다. 매년 음력 7월 1일에 열리며 전 세계에서 백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여든다.

페라헤라 축제에서는 화려한 장신구를 한 코끼리의 거리 행진이 볼거리로 손꼽힌다. 단체들은 이때 동원된 코끼리 60마리가 주최 측으로부터 심한 학대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최고령에 속하는 70살 암컷 코끼리 ‘티키리’는 영양실조 상태로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티키리는 온몸이 비쩍 마른 상태로 갈비뼈와 어깨뼈 등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피부마저 축 늘어져 있었고 긴 코에도 힘이 없었다.

한눈에 봐도 심각한 티키리의 상태를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이유는 주최 측이 코끼리에게 입힌 의상 때문이다. 티키리는 축제 당시 화려한 망토에 온몸이 가려졌다. 머리는 물론 큰 귀와 코 역시 파란 불빛이 반짝이는 장신구들로 덮여 있었다.


심지어 발목에 쇠로 된 두꺼운 체인을 감고 있었고 등 위에는 사람을 태웠다. 코끼리는 이 상태로 불꽃놀이의 소음과 연기로 가득한 길거리를 매일 수 ㎞씩 강제로 걸었다.

‘코끼리 살리기 재단’(SEF) 측은 스리랑카 총리에게 “야만적인 고문과 학대를 끝내라”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내 정부 차원의 조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세계인들 모두가 편지를 보내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리랑카 총리에게 전달된 청원은 8000건을 넘는다고 CNN은 전했다.

동물보호단체 PETA 역시 “스리랑카 당국이 개입해 코끼리에 대한 끔찍한 잔혹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며 “코끼리들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축제를 총괄하는 한 관계자는 “이 코끼리를 폐막 행렬에서 제외했다”며 “현재 잘 대접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