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노모, 마누라, 쌍둥이…” 이용마 기자가 눈 감기 전 남긴 말

국민일보

“팔순 노모, 마누라, 쌍둥이…” 이용마 기자가 눈 감기 전 남긴 말

입력 2019-08-21 09:06 수정 2019-08-21 09:08
이용마 기자. 연합뉴스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후 암 투병하던 이용마 기자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50세.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기자는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최근 그는 복막암 병세가 악화해 치료를 거의 중단한 상태였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같은 날 “곧 회사에서 유족들과 의논해 (빈소 등) 공식자료를 내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용마 기자 페이스북

이 기자의 친형 용학씨는 이 기자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는 “잘난 동생이 먼저 앞서서 갔다”며 “그 먼 곳을 왜 혼자 떠나는지 모르겠다. 죽도록 아픈 고통이 아니고 죽어야만 하는 고통을 받아들였다”고 썼다.

이어 “팔순 노모 눈에 가시가 돼 감을 수 없다면서, 다음 생에도 똑같은 마누라 데리고 살고 싶다면서, 아직 필 날이 너무 많이 남은 쌍둥이들 눈에 밟혀 가기 싫다면서 멀리 떠났다”며 “아직 가족들에게, 회사, 사회, 나라에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았고 만들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갔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2017년 펴낸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 형식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든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며 “그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MBC는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의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 기자 등 6명을 해고했었다. 여기에는 당시 MBC PD였던 최승호 MBC 사장도 포함돼 있다.

당시 MBC 노조는 이에 반발해 사측을 상대로 해직자 6인의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후 2017년 12월 취임한 최 사장은 MBC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이 기자를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은 약 5년 만에 MBC로 복귀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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