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 교수 “외국대학 간다더니 무슨 고대? 상당히 실망했었다”

국민일보

‘조국 딸’ 논문 교수 “외국대학 간다더니 무슨 고대? 상당히 실망했었다”

입력 2019-08-21 10:44 수정 2019-08-21 11:15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연구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도록 결정한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끄럽진 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개한 통화에서 “조씨(조 후보자의 딸)가 논문 영작에 큰 기여를 했다”며 “2주간 실험에 열심히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논문 작성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장 교수는 “100% 기여했다고 얘기는 할 수 없지만 저자들 중에서 조씨가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며 “대부분 고등학생들은 2~3일 정도만 참여한 뒤 ‘확인서 하나만 써달라’고 하는데, 조씨는 2주 내내 끝까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논문을 낼 때, 책임 저자 외에 기여도에 따라 제1저자, 제2저자, 제3저자 등을 등재한다. 제1저자에 이름을 올리려면 단순한 기여 정도로는 안 된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장 교수는 조 후보자의 딸이 논문 영작에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문은 영어로 쓴다. 외국 저널은 영어가 신통치 않으면 읽어보지도 않고 리젝트한다. (조씨가 영작에 참여한 것은) 굉장히 기여를 한 것”이라며 “영어 문제를 간과하는데 (단순) 번역이 아니다. 저자 중 (조씨가) 가장 많은 기여를 했고, 그 경우 제1저자를 누구로 하는 것은 책임저자가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의 대학 진학에 도움을 주고자 제1저자로 올렸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장 교수는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 제1저자로 하게 됐다. 규정을 위반했거나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며 “적절하지는 않지만 부끄러운 짓을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조 후보자 딸은 고려대 생명과학대에 진학했다. 장 교수는 그가 외국대학을 가지 않고 국내 대학을 갔다는 사실을 듣고는 실망했다고 했다. 그는 “외국 대학 간다고 해서 그렇게 해 줬는데 나중에 보니까 무슨 고대(를 갔더라.) 사실 상당히 실망을 했었다. 거기 갈 거면 뭐하러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쳤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아내와 조 후보자 아내 정모(57)씨가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학부형 모임을 자주 하니 서로 몇 번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교수하고 고등학생이 이런 일 한다. 우리는 왜 고등학생은 이런 걸 하면 안 되느냐, 더 권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나는 지금도 조씨에 대해서 굉장히 인상이 좋다”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도 “조 후보자 딸의 지식이 충분했다고 말하기엔 지나친 면이 있고 제1저자 등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그렇게 부끄럽진 않다”고 말했다. 논문의 다른 저자들이 “조씨가 제1저자였음을 몰랐다”고 반응한 것을 두고 “내가 총책임자였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 딸은 당시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었다. 2학년 때인 지난 2008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장 교수 등 단국대 의대 교수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논문의 영작을 맡았다. 조 후보자 딸을 포함해서 고등학생 2명이 함께했으나 다른 두 학생은 논문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고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리지도 않았다. 조 후보자 딸이 참여한 인턴 프로그램은 장 교수가 개인적으로 진행했다. 이후 한 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