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잠깐잠깐 숨 멎는 병’ 방치하면 뇌 손상 초래

국민일보

‘잘 때 잠깐잠깐 숨 멎는 병’ 방치하면 뇌 손상 초래

뇌영상 분석으로 확인…대뇌백질 변성, 뇌기능 저하 불러

입력 2019-08-21 13:57 수정 2019-08-21 14:08

자면서 잠깐 잠깐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뇌 기능이 떨어지고 뇌 조직 손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제 뇌영상 분석으로 확인됐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증 환자와 증상이 없는 일반인의 뇌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 수면연구학회 공식저널(SLEEP)에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실제로 뇌에 어떤 변화나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고자 수면무호흡증 환자 135명(평균 나이 59세)과 증상이 없는 건강한 대조군 165명(평균 나이 58세)을 대상으로 뇌 영상검사(MRI)의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는 실제로 ‘대뇌백질’이 변성(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은 주로 신경세포의 ‘축삭’이 지나가는 곳으로, 축삭은 대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백질에 변성이 생기거나 손상된다면 뇌의 한쪽 부분에서 다른 쪽까지의 정보 전달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대뇌백질이 손상된 부위 표시.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뇌 영상에서는 뇌세포를 잇는 구조적 연결성(네트워크)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뇌에서 신경세포 연결 이상으로 구조적 변화와 연결성에 이상이 초래되면 뇌의 각 영역 사이에 정보를 교환한다거나 정보를 통합·분리하는 일에 문제가 발생해 결국은 전체적인 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윤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간헐적 저산소증, 교감신경계의 활성화, 잠자는 중간 중간 뇌가 깨는 수면 분절은 뇌에 스트레스를 가하고 결국은 각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적 연결성에도 이상이 발생한다”면서 “뇌의 여러 영역에서 정보 처리능력을 저하시키는 위험 인자인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성인 인구 4~8%가 앓고있는 흔한 질환이다. 잠자는 중 기도 막힘이나 호흡조절 어려움으로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짧은시간 동안 호흡이 멈추는 식으로 나타난다.

신체 내 산소공급이 중단되고(저산소증), 뇌가 수시로 깨는 수면 분절을 초래해 낮졸림증과 과수면증,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부정맥, 뇌졸중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수면무호흡으로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뇌에 손상을 줄 수 있는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 같은 ‘집행기능의 저하’, 해마의 ‘신경세포 손상’,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침착’, 수면 중 혈압 상승으로 인한 ‘미세 뇌경색’을 일으킬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양압기 치료가 있다. 양압기는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에 불어넣어 호흡을 원활하게 해주는 장치로 잠잘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호흡을 한결 편안하게 해 효과가 높은 편이다.

윤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계속해 방치하게 되면 뇌 기능이 떨어지고 뇌 조직이 손상돼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코를 골거나 무호흡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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