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뭐 바보라서 공부해서 장학금 받나” 부산대도 촛불집회 목소리

국민일보

“우린 뭐 바보라서 공부해서 장학금 받나” 부산대도 촛불집회 목소리

고려대·서울대·부산대 촛불집회 예고

입력 2019-08-22 09:43 수정 2019-08-22 10:22

부산대 학생들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 논란과 관련, 촛불집회 개최 여부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에는 조씨가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3년간 특혜성 외부 장학금을 받는 등 논란이 많다며 입학 과정에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조씨가 입학했던 고려대가 지난 21일 졸업생·재학생 2000명 이상 찬성으로 23일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를 열기로 한 이후 부산대에서도 촛불집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조 후보자 모교인 서울대에서도 학생들이 같은 날 ‘조국 교수 STOP’ 촛불집회를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에 조국 후보자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의혹을 제기하며 촛불집회를 해야 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부산대 한 학생은 ‘학생들이 들고일어나야 할 문제다’라는 제목으로 “유급 당해도 권력가 딸이면 장학금 받나. 우린 뭐 바보라서 공부해서 장학금 받는가”라며 “부산대가 권력자 밑에서 설설 기는 곳이 됐다”고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조국 딸 문제는 정치적 스탠스의 문제가 아니라 원리원칙의 문제”라며 “이대로 침묵한다면 부당한 정권에 대항한 선배를 볼 면목도 부산대 학생이라고 말할 자신감도 사라질 것”이라며 학생 집회를 촉구했다.

졸업생들도 나섰다. 몇몇 졸업생들은 “유신 체제에 항거한 부마항쟁의 정신은 어디로 갔나. 부산대생인 게 부끄럽다”며 “고려대는 촛불집회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는 구경만 하느냐”고 말했다.

학생회에 공식 입장 발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학생은 ‘총학(총학생회)은 정말로 이번 조국 사태를 방관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성명문 발표, 대자보 게시, 시국 선언, 집회… 총학은 못하는 겁니까 안 하는 겁니까”라고 물으며 “많은 학우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책임 있는 자세와 행동 보여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반면 “조국 딸이 과연 최순실 딸 정유라와 같은 급인가” “사실관계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여론과 언론에 휩쓸려 촛불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김재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가 지난 21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 부산대 홈페이지 캡처

부산대 교수들도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김재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조씨를 비판하는 글을 실명으로 남겼다. 김 교수는 ‘조국 교수 딸 스토리를 접하면서’라는 제목의 글로 “아내가 조씨 뉴스를 접하고 ‘당신도 교수이면서 아들에게 논문 제1저자 스펙을 만들어줬다면 지금처럼 재수하고 있지 않을 텐데’라고 말했다”며 “부산 한 학원에서 재수하는 아들에게 난 나쁜 아빠인가”라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더 당황스러운 점은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서 유급을 2번 당했으며 학점이 1.13이란 것”이라며 “이 정도 성적을 거둔 학생이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에 두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김 교수는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할 당시 성적과, 조씨와 경쟁 관계에 있던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하고 입학 사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를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밝혀달라”고 했다. 또한 “조씨가 유급을 당하게 한 A교수가 부학장에서 해임된 이유를 설명하고, 제적에 해당하는 두 번의 유급을 받은 조씨에게 구제를 준 이유도 밝혀달라”고 적었다.


지목된 A교수는 지난 21일 당시 유급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성적 사정위원회 위원이었으며, 부산대 교수직을 사임한 것은 “아는 분이 병원을 크게 확장하면서 같이 일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교수는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서 지난해 유급을 받을 당시 부학장으로 재직했다. A교수는 조씨가 낙제점을 맞은 과목들의 책임 교수가 아닌, 유급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성적 사정위원회 위원이었다. “60점 미만이면 재시를 주고, 재시에서도 60점 미만이면 유급을 주는 기준이 있다”면서 “(유급 결정은) 성적이 나빠 행정 절차대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2월 부산대 교수직을 사임했다. 조씨에게 유급을 준 뒤 외압을 받아 사임했다는 의혹에 대해 A교수는 “그만둔 것하고는 전혀 관련 없다. 만약 있었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는 분이 병원을 크게 확장하면서 같이 일하게 돼 올해 2월 (사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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