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0대 인권변호사, 홍콩 시위 영상 SNS에 올린 뒤 실종

국민일보

中 30대 인권변호사, 홍콩 시위 영상 SNS에 올린 뒤 실종

홍콩 SCMP 보도… 귀국 직전 “내가 돌아간 뒤에 더는 변호사 아닐 수 있다” 얘기도

입력 2019-08-22 15:20
지난 18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8.18 시위' 장면.

홍콩 시위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중국 30대 인권변호사가 실종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주 홍콩으로 온 중국 인권변호사 첸추스(33)는 18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민 170만명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 영상 여러 건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렸다. 그는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간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가 올린 홍콩 시위 영상들도 웨이보에서 삭제됐다.

첸추스는 사회문제에 관한 발언을 웨이보에 정기적으로 올려 팔로워 77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첸추스는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짐작했다는 듯이 20일 저녁 홍콩국제공항에서 마지막으로 올린 영상에서 “나는 지금 모두에게 내 변호사 자격증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내가 돌아간 뒤에 더는 변호사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관영 매체의 홍콩 시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직접 보기 위해 홍콩으로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공안과 변호사협회의 압력으로 홍콩 여행을 중단하고 중국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나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3년 동안 공부했다. 누군가 내게 (홍콩에서의) 3일이 그 3년간의 노력을 무너뜨릴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겠지만, 나는 내 행동의 결과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8.18 시위' 장면.

국제앰네스티 홍콩지부의 도리안 라우는 “첸추스가 공개적으로 홍콩 시위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시위에 참여한 후 돌아갔다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끌려간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에서 일하는 왕야추는 “중국 정부는 인권변호사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그들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는 수법을 지속해서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 인권변호사 상황을 감시해 온 홍콩의 인권단체는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후 2018년 7월까지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인권변호사가 17명, 면허가 취소된 법무법인이 3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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