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반조각에 귀리” 채식주의 부모 탓 영양실조 걸린 아기

국민일보

“바나나 반조각에 귀리” 채식주의 부모 탓 영양실조 걸린 아기

입력 2019-08-23 11:33
영양실조에 빠졌던 아기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7news 캡쳐

호주에서 극단적인 채식주의로 생후 19개월 딸을 영양실조에 빠지게 한 30대 부모가 적발됐다. 아동학대로 기소된 이들은 징역형은 피했지만 대신 구치소에서 집중 교육을 받게 됐다.

호주 7뉴스 등 외신은 “채식주의자 부부가 생후 19개월 자녀의 영양실조를 일으켰다”며 “이들은 구치소에 수감돼 18개월간 집중 교정을 받고 300시간의 사회봉사를 이수해야 한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응급구조대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는 “아이가 발작을 일으켰다”고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응급구조대는 즉시 출동했고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생후 19개월인 아이가 마치 생후 3개월 아이처럼 비쩍 말라 있었던 것이다. 7뉴스는 “아기는 발견 당시 입술이 파랬고, 손발이 차가웠으며, 혈당은 아주 낮았다”고 전했다. 치아도 없었다.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부모는 처음에는 아기가 영양실조 때문에 발작을 일으켰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사고 2개월 뒤인 지난해 5월 법정에 출석해 아기를 부양하지 못한 혐의를 인정했다.


아기를 영양실조로 몰아넣은 원인은 부모의 채식주의였다. 아기는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대신 아침엔 바나나 반 개와 귀리, 점심엔 토스트와 잼, 저녁도 귀리나 감자를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양실조에 빠진 아이를 채식주의 부모 대신 양육한 보모는 지난해 5월 법정에서 “아기가 다른 영아들보다 발육이 늦었다”며 “아기는 일어나지도, 말을 하지도, 장난감을 갖고 놀지도 못했다”고 진술했다.

시드니 다우닝 센터 법원의 사라 하게트 판사는 “완전히 잘못된 식이요법을 했다”며 “아이는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졌다. 나이에 맞게 성장하지도 못했다”며 부모의 채식주의를 지적했다. 판사는 또 “딸의 상태를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며 아이의 아버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아기는 친척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또 신체적으로 아직 평균 이하이긴 하지만 몸무게가 증가했고 면역력도 좋아지고 있다. 다만 아기는 언어치료와 물리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의식 수준도 아직은 또래에 미치지 못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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