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 듯’ 韓보다 26분 빨랐던 日, “자체 정보수집 능력 자랑 위한 것”

국민일보

‘보란 듯’ 韓보다 26분 빨랐던 日, “자체 정보수집 능력 자랑 위한 것”

입력 2019-08-25 10:03 수정 2019-08-25 10:10
북한이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에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북한의 ‘미사일’(북한은 ‘방사포’라 발표) 발사 사실을 한국보다 26분 먼저 발표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는 ‘한국 없어도 문제없다’는 사실을 자랑하기 위한 속내가 깔려있었다고 일본 언론이 분석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처음 감행된 것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4일 오전 7시10분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4일 오전 6시44~45분과 오전 7시1~2분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두 차례에 걸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일본 방위성의 발표는 북한이 첫 발사체를 쏘아올리고 약 26분이 지난 뒤였지만,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오전 7시36분보다는 26분이 빨랐다. 전날 발사를 포함해 북한이 지난달 25일 이후 7차례에 걸쳐 발사체를 발사하는 동안 이번 발표를 제외하고는 일본이 한국보다 북한의 발사 사실을 먼저 발표한 적은 없었다.

한국 정부가 오는 11월 22일 만료되는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일본 정부에 통보한 다음 날 한·일 당국의 대응태세가 지금까지와는 차이를 보이면서 그 배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의 달라진 대응 양상의 배경에는 한국 측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통보가 있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2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방위성 출입 기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만반의 태세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모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당국이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을 통해 얻은 독자 정보를 중심으로 분석해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당국은 종전 6차례의 발사 때와 달리 북한 발사체의 성격을 ‘탄도 미사일’이라고 일찌감치 단정했다. 일본 정부는 이전 6차례의 발사 직후에는 ‘비상체’(날아가는 물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먼저 발표한 뒤 향후의 정보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탄도 미사일’로 판단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이례적으로 북한의 발사 직후 ‘탄도 미사일’이라 단정해 발표했다.

비상체와 탄도 미사일은 군사적·정치적 의미에서 그 심각성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 단순 비상체라면 문제가 없지만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가 이번 기회를 독자적인 정보수집 능력을 과시하는 계기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와야 방위상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조기에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며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24일 오전 베이징(北京)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 측에 이례적으로 조속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이번 발사 직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대행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모이는 긴급 위기관리 대응 회의를 열었다. 이런 대응은 앞선 6차례의 발사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의 배경에 “한국 측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통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일본은 (군사정보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있고 독자적인 정보 수집도 하고 있다”며 “일본의 (정보수집) 능력이 높음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아사히는 “일본 정부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자체 정보수집 능력을 자랑하고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요미우리는 “지소미아에 근거한 한국의 정보 제공이 없어도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데 지장이 없음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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