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원맨팀’의 한계… 한일전 참패 ‘잠실 참사’가 준 교훈

국민일보

‘김연경 원맨팀’의 한계… 한일전 참패 ‘잠실 참사’가 준 교훈

제20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 3위 완주… 올림픽 본선 앞둔 대표팀 세대교체 시급

입력 2019-08-25 18:00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이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 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을 앞두고 관중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제20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10대 위주의 일본과 라이벌매치에서 완패한 ‘잠실 참사’는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남았다. 급증한 인기를 따라가지 못한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 길목에서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3·4위전에서 중국을 세트 스코어 3대 0(25-21 25-20 25-22)으로 격파했다. 개최국으로 출전해 사상 첫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날 아시아 최강 중국을 잡고 대회를 3위로 완주한 결과에 만족하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8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1월 올림픽 아시아 예선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아시아 예선은 마지막 1장의 본선 진출권이 걸린 대회다. 중국과 일본은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은 태국과 올림픽 본선행 막차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 23일 아시아 선수권대회 E조 8강 2차전에서 태국을 3대 1로 제압해 올림픽 본선행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라바리니호의 ‘토털 배구’와 ‘스피드 배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5개월 앞둔 지금까지도 미완의 단계에 있다. 지난 24일 일본과 준결승전은 한국 여자배구의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낸 경기였다.

일본은 지난달 20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승으로 우승한 청소년 대표팀급 전력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대표팀 선수단 20명 중 11명이 2000년대생 출생자다. 평균 연령은 19.7세. 신장 180㎝를 넘는 선수도 희박하다. 사실상 2군 대표팀으로 볼 수 있다.

김연경이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 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득점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에자즈바쉬)과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를 보유하고, 신체적으로도 우세했던 한국은 이런 일본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1대 3으로 역전패했다. 일부 스타플레이어에게 의존한 한국 대표팀의 한계가 드러났다. 김연경이 30점, 이재영(흥국생명)이 20점을 뽑았지만 그 밖의 한국 선수들은 10점도 얻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선수 5명이 두 자릿수로 고르게 득점했다. 이날 중국을 잡은 ‘해결사’도 결국 혼자 29점을 뽑아 양팀 최다 득점자가 된 김연경이었다.

여자배구는 경기 시간을 오후 5시에서 2시간 늦춘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전체 관중 수에서 25만1064명을 기록했다. 관중 수는 26%나 급증했다. 평균 시청률은 0.19%를 끌어올린 0.98%로 집계됐다.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은 그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시급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번 대회에서 잘했지만 보완할 점을 많이 발견했다”며 “(세트포인트 5점을 남긴) 20점대의 중요한 상황이 됐을 때 한 선수에게 의존하게 된다. 그 선수가 김연경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른 옵션도 준비했지만, 세터와의 호흡 문제 등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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