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달군 인두 파마, 장인이 문구 새긴 명찰, 70년대 다방…뉴트로의 세계로

국민일보

불에 달군 인두 파마, 장인이 문구 새긴 명찰, 70년대 다방…뉴트로의 세계로

서울시, 새로운 복고풍 감성 ‘오래가게’ 22곳 추가 선정

입력 2019-09-03 10:04

서울 구로구에 있는 ‘혜성미용실’은 불에 달군 인두로 파마를 해주는 옛 미용 방식을 30년간 고수하고 있다. 금천구 남문시장 골목을 지키는 ‘금복상회’에서는 단돈 3000원이면 장인이 직접 문구를 새겨주는 나만의 명찰을 만들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상진다방’에서는 찻잔세트부터 낡은 가죽소파까지 1970년대 다방의 모습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와 복고 감성을 뜻하는 ‘레트로(retro)’가 만난 ‘뉴트로(new-tro)’가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서울의 ‘오래가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과거 세대의 감성을 즐기려는 2030세대와 옛 향수를 떠올리는 중·장년층 모두에게 ‘뉴트로’ 는 인기를 얻고 있다.

‘오래가게’는 시민이 뽑은 개인 점포로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년간 총 65곳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이번에 추가로 9개구 22곳을 발굴해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22곳은 강서구 3곳(공항칼국수·등촌동 최월선칼국수·자성당약국), 관악구 3곳(그날이 오면·미림분식·휘가로), 구로구 1곳(혜성미용실), 금천구 2곳(금복상회·평택쌀상회), 동작구 2곳(설화철물·터방내), 영등포 6곳(맨투맨양복점·미도파꽃집·삼우치킨센터·상진다방·신흥상회·쌍마스튜디오), 강북구 2곳(서울스튜디오·황해이발관), 용산구 2곳(대성표구사·합덕슈퍼), 종로구 1곳(거안)이다.

전통공예와 관련된 업종이 많았던 종로·을지로 일대, 서점·사진관·화방 등 예술과 관련된 분야가 많았던 서북권 지역과는 달리 이번에 주로 선정된 서남권 지역은 다방·음식점·미용실 등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가게들이 많았다. 그만큼 정겨운 서울 서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래가게’는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혹은 대물림 되는 가게를 우선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 관광 콘텐츠로서 흥미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고 친절도 등 고객 서비스가 우수한 가게들을 위주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오래가게 주변의 오래된 맛집, 산책로 등 주요 관광지를 묶어 관광 코스로 개발하고 서울스토리 온라인플랫폼과 SNS를 통해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다. 화려한 도시 이면에 숨어있는 오래된 것들의 가치와 오래된 가게만이 갖는 매력과 이야기를 알린다는 취지다.

‘오래가게’에 선정된 가게에는 가게의 개업년도와 브랜드 BI가 함께 디자인된 인증 현판을 제작해 비치하게 된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오래가게를 새로운 관광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며 “명실상부 세계인이 찾는 서울의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오래가게만의 정서와 매력을 꾸준히 알리고 오래가게 간 네트워킹과 민간협력 방안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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