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도르, 롤드컵 진출로 증명하다

국민일보

스크림도르, 롤드컵 진출로 증명하다

입력 2019-09-08 00:00

담원 게이밍이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했다. 한국 1부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승격 첫해 거둔 쾌거다. 지난해 9월에는 승격강등전을 치르고 있었다. 불과 1년 만에 무대 배경이 크게 바뀌었다. 프릭업 스튜디오와 넥슨 아레나에서 썼던 헤드셋을 이제 독일 베를린 LEC 스튜디오에서 쓴다.

담원은 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롤드컵 한국 지역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 킹존 드래곤X를 세트스코어 3대 2로 이겼다. 이번 승리로 담원은 LCK 3시드 자격을 획득, 오는 10월 유럽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합류했다. 이들은 최종 예선 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대회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크림도르’가 1년 만에 LCK 3시드로 우뚝 섰다. 스크림도르는 지난해 이맘때 담원에 붙었던 별명이다. 당시 2부 리그 ‘LoL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소속이었던 담원이 LCK 소속 팀들과의 스크림에서 전혀 꿀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 무대에서 증명되지 않은 스크림 강자’라는 반쯤은 조롱 섞인 별명이었다.

그때 담원이 스크림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했던 건 사실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담원은 승강전을 앞두고 롤드컵 선발전을 준비하던 팀들과도 스크림을 치렀다. 그중 한 팀과는 10세트를 붙어 10번을 전부 이겼다고 했다. LCK 승격은 예상된 결과였다. 담원 소속의 한 선수는 “당시 승격 확률을 98%로 봤다”고 회상했다. 이른바 준비된 신예였던 셈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렸다. 국내에 부트 캠프를 차린 해외 팀들도 담원과 스크림을 치렀고, 연달아 깨졌다. 담원 선수로부터 “해외 팀이 우리와 연습하는 걸 좋아하더라. 이기는 팀보단 지는 팀으로부터 배울 게 많았기 때문 아닐까 싶다”라는 말이 나왔을 만큼.

담원은 김목경 감독이 만 2년 동안 가리고 가린 옥석들로 채워진 팀이다. 김 감독은 공개적으로 선수를 모집하지 않았다. 솔로 랭크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신인들을 꾸준히 포섭했다. 여기에 경험 많은 ‘뉴클리어’ 신정현이 합류하자 LCK에 올라갔다. 승격 이후에는 지난해 솔로 랭크 2위에 올랐던 ‘캐니언’ 김건부를 발굴했다.

김목경 감독은 뚜렷한 철학을 가진 지도자다. 김목경 감독은 “어떤 메타든 공격적인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는 “공격적인 팀이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담원은 메타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늘 공격일변도의 팀 색깔을 유지하려고 한다. 장하권이 늘 점멸 없이도 라인을 미는 건 코칭스태프가 그런 장하권을 질책하지 않아서다.

가령 김건부는 이날 롤드컵 선발전 최종전 2세트에서 내셔 남작 버프를 빼앗기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로부터의 피드백은 “주눅 들지 말고 적 정글 들어가. 죽어도 되니까 평소에 하던 대로 들어가”였다. 어린 선수들은 2, 4세트를 허무하게 역전패하고도 멘털리티(정신력)를 지킬 수 있었다.

LCK는 상대적으로 근거 있는 싸움을 선호하는 리그다. 많은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는 한수 접고 후반을 도모한다. 하지만 담원은 다르다. 선수들은 “우리는 싸움 안 피해요”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머릿수가 적어도 먼저 싸움을 건다. 전투의 근거는 개인기량(피지컬)에 대한 자신감이다. 주전 선수 전원이 솔로 랭크 최상위권인 이들은 난전만큼은 자신 있다.

스크림도르의 트로피가 ‘소환사의 컵’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생겼다. 국제무대는 처음이지만, 담원은 ‘2019 LoL 리프트 라이벌즈’를 통해 경험을 쌓은 만큼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거로 기대하고 있다. 김건부는 7일 국민일보와 만나 “롤드컵까지 정복하고 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스크림도르의 레드카펫은 베를린부터 시작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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