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취임 하루 만에 임명한 ‘개혁 전담 검사’의 과거 발언

국민일보

조국이 취임 하루 만에 임명한 ‘개혁 전담 검사’의 과거 발언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수사 과정 성찰 필요”

입력 2019-09-10 15:45 수정 2019-09-10 15:50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2019.9.10 [법무부 제공]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하루 만에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개혁 추진 업무를 전담할 검찰 간부를 지명한 것이다. 해당 검찰 간부는 2009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수사에 잘못이 없었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 검사는 이종근(50·사법연수원 28기) 인천지검 2차장검사다. 법무부는 10일 “이 차장검사가 법무부에 파견돼 검찰개혁 추진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직책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2년간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다. 박 전 장관의 최측근인 셈이다. 그는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하기 전에는 대부분 대구, 수원, 울산 등 비교적 ‘한직’으로 분류되는 지방 소재 검찰청에서 근무해왔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초임 때 2년간 근무한 것이 전부다.

이 차장검사는 장관 보좌관을 거친 뒤 지난 7월말 중간간부 정기인사에서 선호 보직인 인천지검 2차장으로 발령 났다. 1달여 만에 이 차장검사는 다시 법무부 근무를 하게 됐다.

이 차장검사가 지목된 배경은 ‘연속성’으로 보인다. 그는 박 전 장관의 업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었다. 그만큼 검찰 개혁 작업이 그간 어떻게 진행됐는지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조 장관이 이날 첫 업무지시로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을 구성하라고 한 만큼 이 차장검사는 이 지원단 업무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이 ‘지원단’의 성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원단은 우선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의 국회 통과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

두 번째 배경은 ‘코드’다. 이 차장검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인 2009년 6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당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검찰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수사 과정에 잘못이 없었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파견 근무 중이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조 장관의 ‘낙점’을 받았다는 것은 이 차장검사가 일종의 ‘사상 검증’을 통과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희석(52·사법연수원 31기) 법무부 인권국장이 지원단 단장을 맡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 국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대변인·사무처장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법무부 탈검찰화 방침에 따라 2017년 9월 첫 비(非)검사 출신 인권국장이 됐다.

조 장관의 ‘개혁 드라이브’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취임 하루 만에 개혁 추진 지원단 구성을 지시하고 인사 발령까지 낸 것은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 등 개혁 법안은 당분간 국회에서 논의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임명으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대정부 투쟁에 나선 상황에서 어떻게 개혁 법안을 논의할 수 있겠느냐”며 “조 장관 취임으로 개혁 법안 통과가 더 어려워질 거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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