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무사 귀환’ 글로비스 韓선원 구조 뒷이야기

국민일보

‘전원 무사 귀환’ 글로비스 韓선원 구조 뒷이야기

美해안경비대의 헌신 드라마…“내 경력상 최고의 날”

입력 2019-09-10 16:36
9일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에서 전도한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 탑승 선원이 미국 해양경비대에 구조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복된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 고립돼 있던 한국인 선원 4명 전원이 9일(현지시간) 무사 구조된 배경에는 미국 해안경비대의 피땀 어린 드라마가 놓여 있다. 해안경비대는 이번 사고 발생 시점부터 마지막 한 명을 구조할 때까지의 상황을 트위터로 성실히 전달하며 소통에 힘썼다.

구조 낭보가 전해지고 30분이 채 안 돼 해안경비대 트위터에 올라온 14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보면 마지막으로 구조된 한국 선원이 구조대원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상의를 탈의한 모습으로 앉아있다. 그 때 뒤쪽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미 해양경비대 트위터 캡처

“놀라운 일입니다. 내 경력상 최고의 날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다 (구조대원) 여러분이 해낸 덕택입니다.”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한 해안경비대 존 리드 대령이 구조현장으로 직접 찾아와 대원들의 노고에 직접 감사를 표한 것이다.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인 구조 선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높이 들고 영어로 “감사합니다. 여러분(Thank you. guys)”이라며 화답했다.

연달아 올라온 15초 분량의 영상에는 이 선원을 태운 소형 선박이 항구에 안착한 뒤의 상황도 담겼다. 모포를 몸에 두른 선원은 웃는 얼굴로 배에서 내려 구조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잠시 하늘을 우러러보다가 구조 대원 2명의 안내를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 기적의 드라마가 완성되는 장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안경비대에 감사한다.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치하했다.

미 해양경비대 트위터 캡처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는 기자들과 만나 “구조된 네 분 모두 특별한 외상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고, 안정만 찾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마지막 구조자가 고립된 방에 홀로 오래 있었던 만큼 심리적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김 총영사는 구조 선원들의 뒷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그는 “우리가 봤을 때는 생각보다 빨리 구조됐다 싶은데, 그 분(마지막 구조자)은 정말 길었다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깜깜한 상황이 길었고, 못 견딜 것 같았다고 토로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구조된 4명의 선원들은 전날 구조된 한국인 선원들이 이들을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외부인 출입금지’ 상태여서 발길을 돌렸다는 얘기를 듣고 눈물을 글썽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영사는 “선원들에게서 강한 동료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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