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반대” 이언주 삭발 후폭풍… “아름답다” vs “쇼 하지마”

국민일보

“조국 반대” 이언주 삭발 후폭풍… “아름답다” vs “쇼 하지마”

이언주 삭발로 ‘반조국연대’ 결집하나

입력 2019-09-11 09:05
연합

예로부터 머리카락은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절대적 존재로 인식됐다.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기 때문에 삭발은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머리카락을 자를 수 있을 정도의 결기를 보여주기 위한 투쟁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며 삭발했다. 그는 이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외쳤다. 여성 국회의원 삭발은 2013년 11월 6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청구에 반발한 김재연과 김미희 소속 의원 이후 사상 두번째다.

이 의원은 이날 삭발식을 거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할 것 ▲청와대 인사·민정라인 교체할 것 ▲철저한 수사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권과 반칙, 꼼수와 비리가 난무하는 비리백화점에 국민 분노가 솟구쳤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보란 듯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며 “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타살됐다”고 말했다. 이어 “평등과 공정을 외치면서 국민에게 사다리를 빼앗고 치열한 경쟁을 건너뛰고 특권과 반칙을 통해 구름 위에 올라가 있었다”며 “온갖 추악한 범죄에 둘러싸인 범죄자가 적임자라니 국민을 개돼지로 보지 않으면 이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잘했다’와 ‘잘못했다’는 의견이 극명했다. 이 의원의 결기를 이어받아 야당에서 결단력을 보여줘야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삭발식은 단순 쇼에 그치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

대표적으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 의원의 삭발식을 극찬했다. 그는 삭발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라고 썼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야당의원들은 이언주 의원의 결기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며 “조국대전에 참패하고도 침묵하고 쇼에만 여념없는 그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 메신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떤 메시지도 전달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도 “격하게 응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이 삭발 투쟁에 나섰다. 일성(一聲)은 ‘민주주의는 사망했다’”라며 “패스트 트랙 때 나도 삭발하면서 그 말을 외쳤다. 이심전심이고, 공감…”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국민과 전쟁하자는 정권. 조국열차로 파국열차 탔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해시태그로 ‘삭발1호’를 덧붙였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삭발했었다.


“국회의원이 하지말아야 할 쇼”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이 의원의 삭발을 ‘쇼’라고 비판했다. 그는 10일 노영희 변호사가 공유한 이 의원의 삭발식 일정에 댓글을 남기며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 1. 의원직 사퇴 2. 삭발 3. 단식”이라며 “왜? 사퇴한 의원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 없어요”라고 썼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언주 의원 삭발식에 시각적 충격은 받았다”면서도 “황교안 대표의 현충원 출정식 비슷한 모습은 시각적 충격도 아니고 정치적 결단도 아니었다. 결기가 안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자리에서 조국 장관의 임명 강행에 대해 “추석 사이에 반발 여론이 희석될 거라 판단했을 것”이라며 “야당은 임명부터 추석까지 2~3일간의 짧은 기간에 전술적인 측면을 고려해 추석 밥상에 무엇을 올릴까 고민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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