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對韓 강경파로 반한내각…한일 갈등 심각해질 듯

국민일보

아베, 對韓 강경파로 반한내각…한일 갈등 심각해질 듯

일본 11일 개각

입력 2019-09-11 14:09 수정 2019-09-11 14:43
야스쿠니 신사에 간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11일 확정한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의 특징은 극우 성향 전면 배치다. 이로써 전쟁 가능한 국가를 만들고 역사를 다시 쓰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각에는 그동안 극우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아베 신조 총리의 측근들이 대거 발탁돼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이 한층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문부과학상에 임명된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역사 문제에서 일본의 우경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정권 차원의 교과서 개입의 실무를 담당해 자민당이 학교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난징대학살 등을 기술하는 방식을 문제 삼으며 출판사를 압박하는 일을 주도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1993) 흔들기에도 앞장섰다.

법무상에 등용된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외교특보는 한국에 대한 망언을 되풀이해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4월에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아주 화려한 정치쇼”라고 폄훼했다.

총무상으로 다시 입각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역시 일본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역사 수정주의자다. 그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던 2013년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1995)에 대해 “‘침략’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무라야마 담화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민영 방송에 대해 제재 가능성을 운운하며 언론을 압박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과 자민당 인사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주도하거나 강경 발언을 한 인사들을 핵심 포스트에 앉혔다. 수출 규제 등 경제조치를 계획하고 이끈 하기우다 대행을 문부과학상에 임명한 것을 비롯해 수출 규제의 주무부서 수장이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을 요직인 참의원 간사장에 임명했다.

또 경제조치의 설계자로 알려진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자민당의 중요 직책인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에 기용했다. 이들 3명은 수출 규제와 관련해 마치 경쟁하듯 한국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한일 갈등 국면에서 ‘결례 외교’를 반복해온 고노 다로 외무상을 방위상에 기용했다. 그가 이처럼 한국에 대한 강경파들에게 주요 보직을 준 것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경제 조치가 성공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아베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베 총리는 정부 부처와 자민당의 주요 보직을 자신에 우호적인 인사로 채웠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핵심 보직의 측근들을 유임시킨 것은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개헌에 힘을 쏟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과 세코 간사장은 개헌 추진의 ‘돌격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지난달 개헌 추진에 소극적인 중의원 의장을 교체하자는 강경 발언을 한 바 있으며,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추진력을 인정받은 세코 간사장은 참의원 내 개헌 논의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돌려막기 인사’가 짙은 이번 개각·자민당 인사에서는 ‘자민당의 젊은 피’로 불리며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30대 고이즈미 신지로(38) 중의원 의원의 환경상 기용이 눈에 띈다. 하지만 고이즈미 의원 역시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익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어서 젊다는 것 외에는 아베 새 내각의 전체적인 색깔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한편 이번 개각에서는 ‘자민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아베 총리를 향해 쓴소리를 했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파벌 이시바파 소속 의원들은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시바파를 배제해 이시바 전 간사장을 차기 총리 경쟁에서 도태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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