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새 연정 출범… 내각 퇴출된 살비니는 장외투쟁

국민일보

이탈리아 새 연정 출범… 내각 퇴출된 살비니는 장외투쟁

EU와 관계회복 나서지만 예산 문제로 갈등 재연 우려

입력 2019-09-11 14:35
10일 이탈리아 의회에서 충돌한 주세페 콘테 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 새로운 연정이 출범하면서 살비니는 내각에서 퇴출돼 야당 신세가 됐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민주당이 손잡고 구성한 새로운 연립정부가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10일(현지시간) 신임을 받았다.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은 1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8일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전 부총리 겸 내무장관)가 오성운동과의 연정 파기를 선언하면서 초래된 정국 위기는 33일 만에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콘테 총리의 새 내각은 유럽연합(EU)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도 이탈리아의 경제를 부흥시키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반영하듯 경제장관에는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로베르토 갈티에리(민주당) 의원이 배치됐다. 앞으로 EU와 조율할 이탈리아 예산안 문제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콘테 총리는 경제 부흥과 국민의 세금 부담 경감을 위해 감세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동맹과의 연정 시절 이탈리아는 침체된 경제에 자극을 주기 위해 과도한 재정 지출 정책을 추진하다가 EU의 제재 방침에 조정한 바 있다. 이번에도 또다시 감세 정책과 재정 지출로 국가 부채를 늘릴 경우 EU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국가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32%인 2조3000억유로(약 3024조원)에 달한다. EU 집행위 권고 기준(60%)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EU 내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콘테 총리는 조만간 EU 본부를 찾아가 이탈리아에 좀더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9일(현지시간) 하원 의사당 앞에서 열린 장외 집회에서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는 마테오 살비니. AP연합뉴스

한편 앙숙이던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손을 잡으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살비니 대표는 야당으로 돌아갔다. 올들어 강경 난민 정책 등으로 지지율이 치솟은 그는 조기총선을 통해 단독 집권을 꿈꿨으나 오히려 내각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그는 이날 상원에 출석해 콘테 총리를 겨냥해 “나는 당신이 부럽지 않다”면서 “당신은 이 나라에서도, 당신의 당에서도 소수파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그가 이렇게 위풍당당하게 나오는데는 아직도 그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동맹은 지지율이 40%에 육박했던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 즈음과 비교하면 다소 빠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원내 1위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성운동-민주당 연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2%에 달한 것도 그에게는 희망적이다.

그는 내달 19일 로마에서 대규모 대중집회를 여는 등 당분간 장외 투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오판으로 내각에서 축출된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장외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전략이지만 자칫 국론 분열만 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서 또다른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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