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최고’ 고용률, 정부 일자리사업 바닥 깔고 자동차·조선 훈풍

국민일보

22년 만에 ‘최고’ 고용률, 정부 일자리사업 바닥 깔고 자동차·조선 훈풍

입력 2019-09-11 15:33

지난달 고용률 1997년 이후 최고치
재정 일자리와 제조업·서비스업 일부 개선 효과
연말 재정 일자리 종료, 향후 경기 부진 지속 ‘변수’

오랜만에 고용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고용률(15세 이상)이 8월 기준으로 2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실업률도 20년 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년 대비 40만명대로 올라섰다.

좋은 성적표의 원동력은 정부 일자리 사업과 제조업 고용 회복흐름이다. ‘나랏돈’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가 취업자 수의 ‘절반’인 약 10~20만명을 견인했다. 자동차·조선업과 일부 서비스업의 고용 악화 상황도 개선됐다. 하지만 훈풍이 연말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연말에 재정 일자리가 종료되는 데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 취업자 수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은 11일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45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7년 3월(46만3000명)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고 증가 폭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4%를 기록했다. 8월을 기준으로 199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3.0%로 1999년 통계 기준 개편 때 수준으로 낮아졌다. 취업자는 많고, 실업자는 적은 고용시장 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훈풍’의 절반은 정부가 만들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는 올해 들어 매월 약 10~20만명의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여기에 일부 제조업의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탔다. 구조조정으로 신음하던 자동차·조선 업종에서 취업자가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세가 둔화됐다. 전월 9만4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감소 폭이 줄었다. 반도체 업종의 고용 악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자동차·조선 분야에선 회복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제조업 개선에 힘입어 도·소매업 고용 부진도 일부 해소됐다. 취업자 수 감소 폭이 5만3000명으로 전월(8만6000명)보다 감소했다. 1년 전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0만4000명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한몫을 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시장 한파가 일부 풀리면서 고용률은 40대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실업자는 취직, 구직활동 전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가는 2가지 경로가 있는데, 지난달에 실업자들이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 취직을 많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개선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매월 약 10~20만개 일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은 연말에 끝난다. 올해 조기 시행으로 지난 1월과 2월에 출발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상당수는 9월, 10월에 종료된다. 정부가 11월, 12월까지 약 30만개 일자리의 기한을 연장할 방침이지만, 일부 일자리 공백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시 반토막 날 수 있다.

여기에다 저성장·저물가를 동반한 경기 부진이 깊어지고 있어 고용시장에 부담을 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 악화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최근 생산 지표를 보면 소비와 건설투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난 것이 앞으로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재정 일자리 사업이 조기 시행되면서 연말 종료 시 취업자 수 증가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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