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제소에 적반하장 日 “수출규제, WTO규정에 부합”

국민일보

WTO 제소에 적반하장 日 “수출규제, WTO규정에 부합”

정치 보복 아니라는 기존 입장 거듭 반복

입력 2019-09-11 16:34 수정 2019-09-11 16:38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우리 정부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WTO 규정 위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으로 이번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주도해온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일본)의 조치는 WTO 협정에 정확히 부합한다”며 “한국의 양국 간 협의 요청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 뒤 WTO 규정 절차를 밟아 적절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조치는 어디까지나 안전보장상 수출관리를 고치는 것으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보복 등의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지 않다는 입장을 또다시 반복한 것이다.

한 외무성 간부도 NHK방송에 “일본의 조치는 WTO 규정 범위 안에서 적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아무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도 “일본의 조치는 국내 수출관리 운용을 재조정한 것”이라며 “한국 측 주장을 자세히 조사한 뒤 냉정하고 사무적인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우익들을 중심으로는 자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WTO 제소를 폄훼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제소 효과가 없을 것이며, 국제 사회의 지지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끌어들인 대응조치에 나서면서 악화된 한·일 관계가 더욱 꼬일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보복이라는 한국 측 주장과 달리) 일본은 수출 관리를 엄격화한 이후에도 이미 (대한국 수출 요청) 몇 건에 대해서는 수출 허가를 내줬다”고 전했다. 수출 관리의 재검토일 뿐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한 것이다.

산케이는 “일본은 수출관리 우대대상국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했는데 한국 정부는 정작 이 조치는 제소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한다”며 “한국 측도 일본의 조치에 맞서 수출관리 우대대상국에서 일본을 제외한 만큼 이번 제소가 국제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WTO 심의에 들어가더라도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 내에서도 대응 조치의 효과를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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