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라스’ 떠나는 윤종신(ft. 장항준·유세윤·김이나·박재정)

국민일보

12년 만에 ‘라스’ 떠나는 윤종신(ft. 장항준·유세윤·김이나·박재정)

입력 2019-09-12 08:29
방송화면 캡처

가수 겸 방송인인 윤종신이 12년 만에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하차했다. 윤종신은 2007년 5월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서브 코너로 출발할 때부터 진행을 맡은 터줏대감이라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워했다.

11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윤따(윤종신에게 따진다)의 밤’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게스트로는 윤종신과 친한 장항준 감독, 방송인 유세윤, 작사가 김이나, 가수 박재정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윤종신은 최근 ‘월간 윤종신’ 10주년과 가수 인생 30년을 기념하는 ‘이방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하반기 방송 활동을 중단을 선언했었다. 해외로 나가 음악 작업에 몰두하겠다는 게 윤종신의 향후 계획이다.

장항준은 “윤종신에게 평생 받기만 했다”며 “요즘 예능에서 초대를 많이 해주는데 투자사에서는 영화에 전념하길 바라는 마음에 출연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최근 예능 출연을 거절했었는데 윤종신의 마지막 방송이라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유세윤도 “섭외 연락을 받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면서도 “녹화 10일 남겨 두고 섭외 연락이 와 ‘누구 땜빵이냐’고 솔직히 얘기하라고 했더니 식은땀을 흘리더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이에 대해 장항준은 “원래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출연자였는데 너무 부끄러워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이나는 “윤종신의 ‘이방인 프로젝트’ 소식에 나보다 남편이 더 슬퍼했다”며 “윤종신이 소속 아티스트로서 미스틱에서 가장 큰 몫을 하고 있고 회사 경영이나 음반작업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이나는 이어 “남편이 당황을 잘 안 하는 편인데 혼돈의 시기를 겪더라”며 “그러다 차마 자기가 동생으로서 막을 수 없다고 결심했더라”고 전했다.

이에 윤종신은 “조영철 대표랑 만나서 거의 회의를 안 한다”며 “실제 나가면 할 일이 많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이나는 “윤종신이 최근 불안정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예정과 다르게 머릿속이 과부하가 걸린 거 같다. 근데 스스로 감지해서 쉰다고 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에 동감을 표한 윤종신은 “김이나와 나는 창작적 교감 포인트가 있다”며 “창작자는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하다. 김이나는 겸손도 안 떨어도 되는 사람이다. 막 얘기해도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이라고 고마워했다.

박재정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윤종신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리는 게 목표”라며 “위대하고 멋쟁이다”라고 칭찬했다. 박재정은 또 ‘좋니’를 가창할 때를 회상하며 윤종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좋니’를 부를 기회를 먼저 줬다”고 한 박재정은 “그때 녹음실에서 불렀는데 음역대가 높아 키를 낮춰 녹음했는데 호되게 혼났다. ‘넌 이 노래에 대한 감정을 모른다’고 혼나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윤종신은 이방인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1990년에 데뷔하고 본격적인 방송 활동은 2000년부터 했는데 20여 년을 방송이든 어디든 안 나온 적이 없다”고 한 윤종신은 “20년 동안 어디든 나왔다. 그래서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래 속에서 ‘힘들다’, ‘외롭다’는 얘기를 했지만 정말 힘들고 외로울 일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진짜 내 편도 없고 동떨어진 곳에서 이방인의 느낌으로 살아본 적이 있나. 그런 걸 겪어보지 않고 과연 외롭다는 말을 노래 속에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윤종신은 “그래서 3년 전 아내에게 허락을 구했더니 아내가 망설임 없이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MC들은 이날 방송에서 윤종신에게 특별한 선물을 건넸다. 김국진은 ‘태극마크’가 있는 운동화를, 김구라는 페도라와 하와이안 셔츠, 책과 100유로를 건넸다. 안영미는 화장실을 좋아하는 윤종신을 위해 휴대용 비데를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해 출연자들을 웃겼다. 제작진은 모든 회차의 윤종신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윤종신은 무대에 올라 ‘늦바람’을 열창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윤종신은 “대부분 50대부터 지는 계절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노래 속에서는 50은 인생의 딱 중간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내게는 새롭게 뭔가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마지막 인사로 “12년 동안 라디오스타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에 대한 영광이고 나의 이야기에 웃어주고 공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노래로 조금 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돼 돌아오도록 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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