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홍수로 불어난 등굣길… 아이들 업고 학교 데려간 中 선생님들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홍수로 불어난 등굣길… 아이들 업고 학교 데려간 中 선생님들

입력 2019-09-15 14:28 수정 2019-09-15 14:29
중국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이 홍수로 불어나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업고 등교시키고 있다. 인민일보 사진 페이지 캡처.

중국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이 홍수로 불어나자 교사들이 아이들을 업고 학교에 데려갔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중국 윈난성 광난현에 강한 비가 내렸습니다. 여러 시골길이 홍수로 물이 불었는데 성인 남성 무릎에 닿을 정도로 깊었습니다. 광난현의 13개 초등학교 중 3~4개교로 가는 등굣길까지 물에 잠겼죠. 아이들이 그 길을 혼자 걸었다간 위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이 끝없이 불어나자 한 학교의 교장은 우선 학부모들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했습니다. “다음 날까지도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담임선생님에게 즉시 연락해주세요. 선생님이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마시고 집에서 돌봐주세요. 절대로 아이가 혼자 외출하게 두지 마세요.”

교장 선생님의 지침에 따라 부모들은 담임 선생님에게 각자의 방안을 전달했습니다. 아이를 며칠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돌보겠다는 부모,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 아이를 등교시켜야 한다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부모 등 다양했습니다. 학교에 오겠다는 아이들의 수요가 있었던 만큼, 교사들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에 선생님들은 오전 6시부터 침수된 길목에 서서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긴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올리고, 한 명씩 아이를 등에 업고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주었죠. 비가 오는 날이면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다른 손으로 아이들을 업었습니다. 물이 불어나지 않은 길목까지 도달한 아이들은 학교에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중국 시골마을의 초등학교 등굣길이 홍수로 불어나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업고 학교에 데려가고 있다. 인민일보 사진 페이지 캡처.

선생님들의 노고에 마을 사람들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하교하는 아이를 등에 업고 집에 데려다주기도 했습니다. 교사는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까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힘쓰는 모습이었죠. 이렇게 홍수로 물이 불어난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어른들은 아이들의 학업과 안전을 위해 노력했답니다.

광난현의 이 시골 마을은 애초부터 교통이 불편한 마을이라고 합니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산사태가 발생하기 쉽고, 학생들이 다니는 길목에 물이 잠기기 십상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들의 이런 노력은 지난 10년간 계속돼 왔다고 합니다. 그동안 선생님들은 비가 올 때마다 침수된, 혹은 침수될 가능성이 있는 길목마다 서서 학생들을 기다렸습니다. 물이 너무 불어났다면 아이들을 업고 등교시켰고요.

학교에 도착한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숫자를 세고, 잘못됐다면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아이의 행방이 묘연한 경우 교사들이 모여 학생을 찾아다닌다고 하네요. 중국 농촌 교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시골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을 위해 수년간 이어져 온, 일종의 매뉴얼이라고 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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