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씩 뇌에 전기 흘려 줬더니…“초기 치매 증상 개선”

국민일보

하루 30분씩 뇌에 전기 흘려 줬더니…“초기 치매 증상 개선”

인지 및 언어 기능 향상, 뇌 포도당 대사 증가…“집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가능성 길 터”

입력 2019-09-16 10:36 수정 2019-09-16 11:03
인천성모병원 제공

하루 30분씩 뇌에 전기자극 치료를 통해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집에서도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용안·송인욱 교수팀이 집에서도 꾸준히 전기자극 치료를 할 경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과 뇌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인 스티뮬레이션(Brain Stimula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

전체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고자 하는 여러 노력으로 많은 약물이 개발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대안으로 약물 외의 다양한 보조적 치료 방법이 연구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경두개직류자극(tDCS)’ 치료다.

연구팀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 환자 18명을 실험군(11명)과 대조군(7명)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아울러 보호자에게 집에서 tDCS를 6개월간 매일 30분씩 실시하도록 교육했다.

tDCS는 패치 형태의 양극과 음극을 이마(배외측전전두피질) 좌우에 붙여서 진행했다. 실험군에게는 30분간 실제 2밀리암페어(mA)의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줬고 대조군에는 시작 후 30초만 허위 자극을 줬다. 2밀리암페어의 전기자극은 이마가 따끔따끔할 정도의 느낌이 든다.

치료 후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반적 인지 기능은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와 임상치매척도(CDR)를, 언어 기능은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BNT)를, 뇌포도당대사율은 양전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를 진행했다. 이외에 다양한 전두엽 기능검사와 시공간 기능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MMSE는 치료 전 20.1±3.8에서 치료 후 21.2±4.4로, BNT는 28.3±12.7에서 32.0±13.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호전 소견을 보였다.

전두엽 기능검사 일부와 즉각적인 회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PET-CT검사 역시 실제 인지 및 기억력에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좌측 측두엽에서 뇌포도당 대사가 치료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즉 뇌 전기자극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있어 인지 기능을 유의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호자 교육 등을 통해 집에서 경두개직류자극을 6개월간 매일 치료한 첫 연구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극 치료가 치매 초기단계에서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관련 임상시험 허가 승인을 받아 추가 다기관임상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경과 송인욱 교수는 “아직 정복되지 않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비침습적 치료의 새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74.5%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8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75만명에 달한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언어기능, 판단력 등의 여러 인지기능이 이상을 보이다가 결국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또 포도당은 뇌의 에너지원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에서는 초기에 두정엽과 측두엽 포도당 대사가 감소하고 점차 뇌 전체로 퍼진다.
보통 65세 이후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도 종종 발생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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