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청와대 지령을 실행할 뿐… 결국 희생자는 한국 국민” 폭로

국민일보

“외교부는 청와대 지령을 실행할 뿐… 결국 희생자는 한국 국민” 폭로

한국 외교부 관계자, 일본 주간지 인터뷰

입력 2019-09-18 00:05 수정 2019-09-18 00:05
일본 주간현대(現代ビジネス) 기사 페이지 캡처

한국 외교부 관계자가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외교부의 소통 방식을 지적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선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일본 주간현대(現代ビジネス·현대 비즈니스)는 17일 ‘한국 외교관이 밝힌 문재인 정권과 외교부의 의사소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익명의 한국 외교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인터뷰에서 주간현대는 벗겨도 벗겨도 의혹이 계속 나온다는 의미로 일본에서 ‘양파남’이라 불리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배경부터 물었다. 이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 사무실에서도 조 장관의 기자간담회와 국회 청문회는 화제가 됐다”며 “한국의 외교관들은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임명 강행을 두고는 “청와대의 무리한 수법”이었다고 표현했다. 다만 “조 장관에 대한 얘기는 모두 의혹이지 범죄로 밝혀진 게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 양파남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건 일본에서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질문에는 “문재인 정권을 모시며 날마다 절감하고 있지만,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는 정권”이라고 답했다.

17일자 일본 주간현대 온라인 홈페이지 메인 화면

청와대와 외교부의 소통 방식도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 외교 정책에 대해 우리(외교부)가 청와대로부터 ‘제안을 내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관습적으로 최소 두 개의 안을 지참한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까? 생각지도 못한 세 번째 안이 청와대에서 내려와 ‘이것으로 해줘’가 된다. 그 세 번째 안이란 우리가 내부에서 ‘최악의 경우’로 판단해 절대 청와대에 올리지 않는 종류의 것이다. 이런 패턴이 2년여 만에 벌써 몇 번이나 일어나고 있다.”

문 정부의 외교를 주도하는 것은 외교부가 아니라 청와대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부는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지령을 묵묵히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거듭 말하지만 때로는 청와대 요청으로 외교 정책을 건의하기도 하지만 채택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청와대로부터 있을 수 없는 지령이 내려오는 일도 적지 않다”고 했다.

“외교부에서 국익이 된다고 생각해 내린 행동이 비난받거나 하기 때문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우리의 국익이 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지령을 실행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고 현 외교부의 실태를 폭로했다. 이를 두고 “정말 창피한 일”이라며 “이렇게 하다간 결국 희생자가 되는 것은 한국 국민”이라고 우려했다.

‘그럼 청와대 안에서는 누가 외교를 주도하느냐’는 질문에는 “외교 안보 분야에서 문 정부의 중요 인물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 문제를 문 특보에 완전히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최근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서울의 미국 대사관 앞 데모를 예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 문 특보는 지난 9일 ‘우리는 왜 미국의 눈치를 보느냐’는 학생 질문에 답하며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걸리지 않는 금강산 관광을 왜 운용하지 않느냐고 청와대 앞에서, 미 대사관 앞에서 데모하는 시민의 행동만이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18일 해당 인터뷰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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