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김현종 스타일’ 어떻길래?…저돌적이고 성과 강조하는 터프가이

국민일보

탈 많은 ‘김현종 스타일’ 어떻길래?…저돌적이고 성과 강조하는 터프가이

한일 갈등 이후 외교 전면에… ‘글로벌 호구’ ‘한일 FTA 는 한일 병합‘ 등 직설화법

입력 2019-09-17 17:06 수정 2019-09-17 20:29

“외교부와 국가안보실 간에 충돌이나 갈등이 심하지는 않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쟁한 사실이 알려지자 17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진화에 나서며 내놓은 입장이다. 청와대 역시 갈등이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을 하다보면 조금씩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같이 일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은 전혀 아니다”며 “지금도 외교부와 안보실 사이에는 협의와 논의들이 굉장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안보실은 외교부 없이 외교부는 안보실 없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장관과 김 차장이 갈등한다는 얘기는 여권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강 장관이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그간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김 차장은 현재 차관급으로 강 장관보다 직급이 낮다. 하지만 김 차장은 10년 전 노무현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장관급)을 지냈고, 문재인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도 역임했다. 그는 미국 변호사 출신 통상 전문가지만, 지난 2월 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후 각종 외교 현안의 전면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차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정의용 안보실장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김 차장은 특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한·일 갈등 상황에서 전면에 나섰다. 그는 한·일 갈등이 한창이던 7월 중순 미국을 다녀온 뒤 “중재를 요청하러 간 것이 아니라 우리 입장을 객관적인 차원에서 설명하고 미국의 입장을 듣고자 한 것”이라며 “무언가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된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정부 시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제2의 한·일 경제병합이 될 것이라고 보고 (내가) 이를 깼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태도가 명쾌하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외교 문제를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 차장은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성으로, 영어를 섞어 직원들을 다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김 차장의 직설화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김 차장이 강 장관의 ‘상관 노릇’을 한다며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차장에 대해 “기라성 같은 장관이나 외교관을 제쳐놓고 이 사람이 상전 노릇하고 있다”며 “자신은 ‘미국을 잘 안다, 요리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미국 조야에서는 (그가) 한·미동맹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개각을 앞두고 김 차장의 외교부 장관 하마평이 돌았을 때는 외교부 직원들이 전전긍긍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강 장관이 2017년 취임 후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상황인데, 성과를 강조하는 터프한 스타일의 김 차장이 장관으로 올 경우 워라벨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강 장관과 김 차장이 지난 4월 다툰 것도 김 차장이 문건의 맞춤법을 문제 삼아 외교부 국장들을 몰아붙인 것이 발단이었다. 청와대와 외교부 주변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말들이 많다.

임성수 이상헌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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