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의 성적자기결정권?… “의제강간 기준연령 높여야”

국민일보

중학생의 성적자기결정권?… “의제강간 기준연령 높여야”

입력 2019-09-18 09:37


인천의 한 여교사가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알려진 뒤 미성년자의제강간 기준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이호영 변호사는 17일 tbs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에 출연해 경찰이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여교사를 성폭행 혐의 대신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사건을 다루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이 사건을 분석하며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만 13세 미만의 아동과 성관계를 맺은 성인을 처벌할 수 있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기준 연령을 지적했다. 우리나라 현행법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청소년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관대하게 인정해줘 이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성관계를 했을 때 부정적인 결과가 산출될 수 있고, 그 결과를 내가 과연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야 진정한 의미의 자기 결정”이라며 “만약 (의제강간 기준 연령에 해당하지 않는) 중학교 1학년이 성관계를 맺고, 임신하고, 출산하고, 때로는 여러 질병에 걸리는 것까지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이 되겠는가.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아이들만 성적 자기 결정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구사회도 연령 기준이 다양하지만, 만 13세인 나라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영국이나 미국은 만 16세를 기준으로 성을 보호한다”고 부연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이호영 변호사도 이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다른 영역은 대단히 보수적인데, 선생과 학생 사이 성행위에는 대단히 진보적으로 성적 자기 결정권 인정하는 모양새”라며 “의제강간 연령을 조금 높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의제강간 연령을 낮춰놓으면 법적으로는 교사와 학생 사이 연애를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 뜻”이라며 “물론 서로 좋아할 수는 있지만,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다른 문제다. 또 교육에 대한 신뢰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건들도 계속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미혼인 여교사 A씨는 지난 6월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의 3학년 남학생 B군과 성관계를 맺어 경찰에 고발됐다.

그러나 경찰은 A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성행위가 A씨의 강압에 의한 게 아니라는 데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고 서로를 연인관계로 인정하고 있다”며 “(성관계 대상이) 13세 미만일 경우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은 성인에 의한 미성년자 성행위는 해당 미성년자가 16세 미만이면 무조건 의제강간죄로 처벌하며 형량도 중죄에 해당할 정도로 무겁다”면서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에게 유리한 입장으로 의제강간죄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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