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 파견검사 많다” 지적에 조국 “가족 수사 끝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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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 파견검사 많다” 지적에 조국 “가족 수사 끝나야…”

“수사권 조정은 입법부, 난 내가 할 수 있는 개혁부터 하겠다” 검찰 인사 시사하기도

입력 2019-09-20 18:44 수정 2019-09-20 19:12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경기도 의정부지검에서 '검사와의 대화'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의정부지검을 방문해 평검사 20여명과 ‘검사와의 대화’를 했다. 그는 “검찰개혁 가운데 수사권 조정은 입법부 소관 사안이고, 나는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장관 차원에서 우선 추진할 수 있는 검찰 내 인사권 행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조 장관은 평검사들의 말을 시종 경청하는 태도였고 종종 농담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지검 평검사들을 향해 “검사 개개인은 적폐라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일선청에서 서울중앙지검에 파견된 검사 인력 때문에 생긴 고충이 토로되자, 조 장관은 “그 부분은 가족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 말할 수 있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한다.

첫 마이크는 강원랜드 수사 외압 폭로로 이름을 알린 안미현 검사가 잡았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등의 대형수사에 검사들이 파견돼 일선청의 검사 인력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안 검사는 특히 “개혁을 위해 중요한 건 평검사보다 간부의 인사”라며 “평검사 인사는 인사 규정이 존재하지만 간부 인사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파견검사 문제가 언급되는 대목에서 자신의 가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거론되자 “그 부분은 가족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뒤 말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이날 조 장관의 대화에 참석한 의정부지검 평검사들은 형사부, 공판부, 공공수사부 검사가 대다수였다. 한 평검사는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의 의견을 들어 검찰 개혁을 하는 의미가 무엇이냐”며 “특별수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개혁하겠느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한다. 또다른 한 평검사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형사부 검사가 나와 애환을 말해야 하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는 의정부지검 회의실에서 이날 정오부터 도시락을 먹으며 진행됐다. 평검사가 말한 뒤 조 장관이 답하고, 또다른 평검사가 마이크를 넘겨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조 장관 뒤편에 배석한 법무부 직원들이 컴퓨터로 검사들의 말을 일일이 받아 적었다. 법무부는 사전 질문이 취합되거나 발언 순서가 짜여지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종료 예정시간인 1시간30분을 넘겨 오후 2시에 끝났다.

조 장관은 오전 11시부터 직원들을 먼저 만났다. 정오부터의 ‘검사와의 대화’에는 의정부지검 평검사 중 휴가자, 재판 참여자를 뺀 20여명이 참석했다. 마이크를 잡고 발언한 검사는 6~7명이었는데, 안 검사가 가장 활발히 말했다고 한다. 발언자가 절반에 못 미친 것에서 볼 수 있듯 자리가 불편한 기색으로 침묵을 지킨 이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자리를 마무리하며 “안미현 검사의 말이 가장 많이 보도될 것 같다”고 가볍게 농담했다고 한다.

조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검사와의 대화에 앞서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이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 ‘검사와의 대화’란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질의응답이 미리 준비되지 않았고 각본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자동차 흡음재 제조기업 익성의 본사와 이모 회장, 이모 부사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익성의 자회사인 2차 전지 음극재 기업 아이에프엠(IFM) 김모 전 대표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인 익성은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실소유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투자 관계를 맺어 의혹의 대상이 된 기업이다. 검찰은 차의과학대학교 의전원에도 수사팀을 보내 조 장관 딸이 지원하는 과정에서 허위 서류 제출이 있었는지 확인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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