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최루탄,불타는 오성홍기’…일상화된 홍콩 주말

국민일보

‘화염병,최루탄,불타는 오성홍기’…일상화된 홍콩 주말

시위대 오늘도 “국제공항 가는 도로 차단 시도”

입력 2019-09-22 12:18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홍콩 시위대.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6주 연속 이어졌다. 화염병과 최루탄, 불타는 오성홍기는 홍콩 주말의 일상이 됐다.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벽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가 바리케이트에 불을 지르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것도 되풀이됐다. 홍콩 시민들은 22일에도 샤틴 지역 등에서 시위를 하고, 공항 도로 차단을 시도하기로 해 또 다시 충돌이 우려된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홍콩 시민들이 툰먼 지역에서 집회를 가진 뒤 거리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에 바리케이크를 치고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지며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는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하려 하자 시위대가 경찰에게 뺏은 곤봉을 휘두르며 저지하는 등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툰먼 도서관과 정부청사 외부에 걸려있던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발로 밟고 불태우자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소화기로 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위대는 또 툰먼의 경전철 역에서 안내판 액정을 부수고 노선도가 붙어있는 게시판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자유홍콩’ 구호를 적는 등 곳곳을 훼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홍콩을 해방시켜달라’(Please Liberate Hong Kong)고 요청하는 플래카드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도 눈에 띄었다.

시위가 과격해지자 경찰은 5시쯤부터 최루탄을 쏘며 본격적인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시위대는 또 곳곳에 각종 기물과 쓰레기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불을 질러 경찰의 접근을 지연시켰다.
시위도중 연행되는 홍콩 여성.AP연합뉴스

경찰은 시위대가 금속 막대, 새총 등 공격용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면서 “과격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져 경찰관들과 현장에 있는 시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공공재산을 훼손했으며 철로에 물건을 던지고 부근에 바리케이드를 쳐 교통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저녁에는 위안랑 지역의 요호몰에서 백색 테러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2개월 전인 7월 21일 위안랑 전철역에서는 남성 100여명이 시위대와 행인을 쇠파이프로 무차별 공격하는 백색테러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당초 사건이 발생한 위안랑 지하철역에서 연좌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역사를 폐쇄하자 인근 쇼핑몰로 장소를 옮겼다. 요호 소핑몰에 모인 시위대는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치고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노래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을 불렀다.
홍콩 위안랑 지역 쇼핑몰을 가득메운 홍콩 시민들. AP연합뉴스

이들은 송환법 공식 철회와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을 뜻하는 다섯 손가락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찰 진입에 대비해 쇼핑몰 바닥을 미끄럽게 하려고 물과 페인트, 세제, 알콜 등을 섞은 액체를 뿌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쇼핑몰 집회가 끝난 뒤 거리에서 밤 늦게까지 시위를 이어갔고, 거리에는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친중파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붙여놓은 ‘레넌 벽’ 청소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홍콩 시내 18개 레넌 벽에서 메시지를 떼어내는 청소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운동을 주도한 친중파 의원 주니어스 호는 안전상의 우려로 이를 자제하겠다고 밝혔지만 곳곳에서 레넌벽 청소작업이 벌어져 시위대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4300명 가량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경찰은 시위참여자를 찾아내기 위해 버스회사로부터 ‘옥토퍼스’ 교통카드 정보와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는 법원 명령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가 22일에도 국제공항 도로 차단하는 등의 시위를 예고하자 공항 당국은 유효한 항공권을 소지한 고객만 공항 터미널에 입장토록 하는 등 대응조치를 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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