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영권 승계’ 방점 찍나… 檢, 국민연금 압수수색

국민일보

‘이재용 경영권 승계’ 방점 찍나… 檢, 국민연금 압수수색

삼성물산도 압수수색…‘그룹 차원 경영권 승계작업 인정’ 대법원판결 한 달만

입력 2019-09-23 14:32 수정 2019-09-23 14:49
23일 오전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2019.9.23 doo@yna.co.kr/2019-09-23 10:28:11/

검찰이 2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삼성물산을 압수수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 작업 존재를 인정한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강제 수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부터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삼성바이오 수사팀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이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6년 11∼12월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적이 있다.

검찰이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입증 작업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옛 삼성물산 1대 주주(지분율 11.6%)로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삼성바이오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로 회사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는 이 부회장 지분(23.2%)이 많은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다. 삼성바이오가 높은 평가를 받을수록 제일모직 가치는 높아지는 구조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로 회사 가치가 높아지자 이 부회장이 합병 과정에서 이득을 얻게 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 지분(46.3%) 가치를 6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3주를 맞바꾸는 내용의 유리한 합병 비율(1 대 0.35)에 찬성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그 결과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국정농단 상고심 선고에서 삼성이 제공한 뇌물이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계있다고 판결했다. 2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정권 시절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것이 인정돼 삼성 최고위급을 향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거라는 분석이 당시 나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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