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사건 유일한 목격자는 버스 안내양… 범인 보면 알아챌까

국민일보

화성 사건 유일한 목격자는 버스 안내양… 범인 보면 알아챌까

목격자 진술했던 버스기사는 수년전 지병 사망

입력 2019-09-23 15:34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한 용의자 이모(56)씨에 대한 대면 조사가 잠시 중단됐다. 그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그를 압박할 수 있는 유의미한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자료 검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그와 마주쳤던 적 있는 유일한 목격자인 버스 안내양을 찾아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이씨에 대한 대면 조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주말과 휴일에 이어 이날도 생략했다. 지난 18일부터 부산교도소에 프로파일러 등을 전문 수사진을 파견해 3차례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대면 조사 대신 기존 사건 기록 검토와 3차례 조사에서 이씨가 한 진술을 분석하고 있다. 4차 대면 조사에서 그를 압박할 단서를 찾아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술 분석은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끌어낸 공은경 경위를 포함해 프로파일러 3명이 담당하고 있다. 당시 화성사건 수사팀이었던 하승균 전 총경 등을 전문가 자문단으로 합류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여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10차 사건 피해자가 발견된 1991년 4월부터 이씨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실종되거나 살해된 채 발견된 여성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고 있다.


또 경찰은 사건 당시 유력 용의자와 마주쳐 몽타주 작성에 참여했던 버스 안내양을 찾아 나섰다. 이씨가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과거 용의자와 마주쳤던 적 있는 목격자가 등장할 경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앞서 경찰은 1988년 9월 7일 50대 여성이 숨졌던 7번째 범행 이후 목격자를 확보했다. 버스 기사와 안내양이었다. 목격자들은 시외버스에 탄 20대 남성이 어딘가 수상했다는 진술을 내놨다. 이들의 기억은 선명했다. 그는 사건 장소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지점에서 버스에 올랐다. 신발과 무릎 아랫부분은 젖어있었다. 짧은 머리에 키는 168cm 정도였다. 눈매는 날카로웠고 코는 오똑했다. 왼손 손목에는 작은 문신 혹은 점의 흔적이 보였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에는 봉숭아물이 들어있었다. 사건 현장에서 그가 버스에 탄 지점까지 이동한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버스에 탔던 20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몽타주 작업을 도왔다. 하지만 버스 기사는 수년전 지병으로 숨진 상태이고 버스 안내양은 1994년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현재까지 이뤄진 3차례 조사에서 “화성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자백을 얻기 위해 그의 모친 등 가족을 적절한 시점에 동원할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들과 남동생은 종종 면회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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