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돈’ 아니다”… 첫 IFRS 회계처리 기준 제시

국민일보

“가상화폐, ‘돈’ 아니다”… 첫 IFRS 회계처리 기준 제시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기록해야”

입력 2019-09-23 15:49 수정 2019-09-23 15:57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상통화)는 현금이나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처음 나왔다. 암호화폐를 회계장부에 처리하는 데 있어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제시된 것이다.

23일 한국회계기준원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산하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는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암호화폐를 현금이나 금융자산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IASB는 한국 등 전 세계 130여개국이 사용하는 회계기준인 IFRS를 제정하는 기구다.

먼저 IFRS 해석위원회는 암호화폐가 회계처리상 ‘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일부 암호화폐가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대가로 사용될 수 있지만, 현금처럼 재무제표에 측정하고 인식할 기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암호화폐는 거래 상대방의 지분(주식)이나 현금 등 금융자산을 넘겨받을 수 있는 계약상의 권리가 없어 ‘금융자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IFRS 해석위는 대신 암호화폐를 ‘재고자산’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통상적 영업 과정에서 판매를 위해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중개 과정에서 매매하는 경우 ‘재고자산’으로 구분하고, 그 외에는 무형자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가 없는 비화폐성 자산을 뜻한다. 영업권이나 특허·상표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재고자산은 판매 전 상품이나 제품, 원재료 등이다.

IFRS 적용 의무 대상인 국내 상장기업들은 향후 암호화폐를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회계처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IFRS 적용 기업이라면 암호화폐를 판매 목적으로 지니고 있는 경우 재고자산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 무형자산으로 분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부감사 대상 법인 가운데 일반기업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비상장사는 기존처럼 자율적으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운영사(비상장)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가상통화를 유동자산 내 당좌자산에 ‘암호화폐’로 처리했다.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유동자산 바로 아래 ‘암호화폐’로 처리한 바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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