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에 경고한 한국당 초·재선은 왜? ‘제2 옥새 파동 경계’

국민일보

홍준표에 경고한 한국당 초·재선은 왜? ‘제2 옥새 파동 경계’

홍준표 한 발 빼는 모습도

입력 2019-09-23 16:17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우)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이 나경원 원내대표를 연이어 저격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에게 경고를 보냈다. 조국 의혹과 관련해 대여 투쟁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당 분열이 발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통합과 전진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지금 분열을 획책하는 자는 자유 우파의 적”이라며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야 할 적들은 외부에 있다. 가까이는 조국이 있고, 한 발짝 뒤에는 문재인 정권이 있다. 모두 하나로 똘똘 뭉쳐서 그들을 상대하기에도 힘이 부치거늘 전쟁 중인 장수를 바꾸라며 공격을 해오는 세력을 우리는 달리 뭐라고 불러야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적전 분열은 자멸”이라며 “홍준표 전 대표는 말과 화를 아끼고 한국당이 역사적 전환점을 슬기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경륜으로 우리의 마음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에게는 윤리위원회 소집 등을 통해 당의 규율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통합과 전진’은 나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당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정용기, 김정재, 이만희, 강석진, 이은권, 송언석, 민경욱 의원 등 원내 당직을 맡은 다수 의원이 이 모임에 속해 있다.

민경욱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나 원내대표에게 그만두라고 할 때부터 초·재선 의원들이 부글부글 끓었다”며 “그때는 내부 분열로 비칠까봐 자제하자고 해서 참았는데 홍 전 대표가 계속 글을 올리니까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한국당이 20대 총선에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으로 선거에서 졌던 경험 등 당내 분열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박계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의 공천주도에 반발해 당 대표 직인을 갖고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발생한 ‘옥새파동’으로 당이 분열하면서 총선에서 패한 경험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중국적이 아니라고 선언한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환영한다”며 “늦었지만 진실을 밝혔으니 다행”이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페이스북에는 “좌파는 내분으로 이용하고 우파는 총질이라고 철없는 비난을 하니 이제 당 문제는 거론을 그만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앞서 홍 전 대표와 민 의원의 설전은 두 차례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1일 나 원내대표가 미국에서 원정출산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예일대 재학 중인 아들이 이중 국적인지 여부만 밝히면 그 논쟁은 끝난다”며 “분명히 천명하시고 여권의 조국 물타기에서 본인 및 당이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조속한 대처를 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 의원은 “하나가 돼서 싸워도 조국 공격하기에는 벅차다. 내부 총질은 적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홍 전 대표는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패스트트랙 전략 실패 등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라”라고 했다. 이에 민 의원은 “지금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고 내부 총질도 금물"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홍 전 대표가 꾸준히 ‘내부 총질론’을 꺼내 들며 당내 분열을 경계해왔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아군끼리 총질하는 이전투구 보수는 좌파 광풍 시대를 연장시킬 뿐”이라며 “박근혜 탄핵 때 누가 옳았느냐는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하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7일에는 “적은 밖에 있는데 우리끼리 안에서 서로 총질이나 일삼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측은하기 조차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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