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요구한 연세대 학생들, 사과하지 않은 류석춘

국민일보

사과 요구한 연세대 학생들, 사과하지 않은 류석춘

입력 2019-09-23 16:30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위안부는 매춘부”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류석춘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류 교수의 강의를 현장에서 들은 연세대 학생 A씨는 23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A씨는 “교수님께서 이영훈 전 교수의 견해를 인용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매춘부로 갔다’고 말하자 학생들이 의문을 제기했다”며 “교수님께서는 답변으로 위안부를 매춘에 비유하다가 나중에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굉장히 화가 났다. 당황스럽고 어이없기도 했다. 다른 학생들도 당황스러워하거나 화가 나 보였다. 특히 교수님께서 질문자에게 매춘을 권유했을 때 다들 ‘이건 좀 아닌데’라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A씨는 류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교수님이 이 일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파면되어야 하고, 이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셨을 많은 분께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앞에 가서도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는 말씀인가’라고 말하자 A씨는 “네”라고 답했다.

문제의 수업을 들었던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 B씨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도 당시 상황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또 학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인터뷰를 망설였다”며 “강의실 내에 위계 관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류 교수에게 반론을 제기하거나 분노하기가 좀 힘들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도 “사안에 대한 학술적 의견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위안부 매춘 발언이나 학생들에게 ‘너도 해볼래요?’ 같은 얘기는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지식인으로서 갖춰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쳐

류 교수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류 교수는 학생에게 ‘매춘 한번 해볼래요’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조사를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라며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이다. 차별 혐오 발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춘이 식민지 시대, 오늘날 한국,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며 “일부 학생이 설명을 이해 못 하고 질문을 반복하자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연합뉴스는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녹음본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녹음본 속에서 류 교수는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고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라며 “위안부는 일본 민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인 것이 아닌 강제 연행’이라고 반박하자 류 교수는 “지금 매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작한 것인가, 부모가 판 것인가.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이 좋은 일자리를 준다고 속여 위안부 피해자를 데려갔다’는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 술만 따라주고 안주만 주면 된다’고 말해서 접대부 되고 매춘을 시작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이같은 질문을 한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매춘)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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