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이사장 “모든 여성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국민일보

이영미 이사장 “모든 여성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우리랑가협동조합 이영미 이사장 인터뷰

입력 2019-10-08 17:42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제공

10년 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학원과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나름의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시부모님의 건강이 악화됐다.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일을 하면서 병간호를 하는 것, 병간호만 하는 것. 처음에는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부족이었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병간호에 매달렸고, 경력은 단절됐다. 그가 다시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왔을 때는 이미 8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를 기다리는 일자리는 없었다. 이후 꼬박 2년을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렇게 경력은 10년 동안이나 단절됐다.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영미 우리랑가협동조합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이사장은 “과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면서도 “남부여성발전센터의 도움 덕에 다시 사회에 나갈 용기가 생겼다”고 8일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을 통해 말했다.

남부여성발전센터는 이 이사장에게는 친정같은 곳이다. 이곳은 서울시에서 건립한 여성을 위한 최초의 사회교육기관이다. 1979년 10월 개원해 지역사회의 명실상부한 교육센터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는 “처음에는 일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일단 공부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남부여성발전센터에 갔다. 역사·문화·생태 체험강사 양성과정이 첫 수업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여성들과 동아리 활동을 했다. 센터는 모든 과정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러자 점점 용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남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동아리 활동 공간을 지원받을 수 있다. 덕분에 마음이 맞는 수료생끼리 쉽게 모일 수 있었다. 이 이사장은 이 활동을 통해 큰 도움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 협동조합 창업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센터 관계자들은 컨설팅을 통한 방향 설정, 제출서류 피드백까지 아낌없는 관심을 줬다”며 “지금도 교육과정들을 꾸준히 듣고 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경력단절여성과 함께 ‘우리랑가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문화·생태 체험학습 등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새터민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및 캠프 등도 운영하며 사회적인 목적과 가치까지 지니고 있다.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서는 독립유공자 어르신을 모시고 안중근 기념관에 방문했다.

조합원은 모두 경력단절여성이다. 체험과 교육 분야를 세분화하고 확장해 더 많은 경력단절여성에게 기회를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 현재 조합원 중에는 육아도 병행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이 자유로운 이도 있고, 공동 육아를 하고 있는 조합원들도 있다. 등하굣길 교통지도를 돕는 녹색학부모 역할을 대신 한 적도 있다.

이 이사장은 “모든 여성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며 “경력단절로 힘들어하는 모든 여성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경력단절여성들이 발판삼아 나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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