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전투식량에 물 부으니 떠오른 3㎝ 귀뚜라미

국민일보

신형전투식량에 물 부으니 떠오른 3㎝ 귀뚜라미

보급 9개월 만에 불만 접수 16건…정종섭 “애꿎은 장병만 피해”

입력 2019-10-09 14:35 수정 2019-10-09 16:06
지난 7월 육군의 한 부대에서 개봉한 'S형 전투식량'(닭고기비빔밥)에서 발견된 귀뚜라미. 이하 정종섭 의원실 제공

군이 지난해 12월 새로 보급하기 시작한 ‘S형 전투식량’에서 고무줄과 플라스틱, 귀뚜라미가 발견되는 등 불만 제기 사례가 16건으로 확인됐다. 보급된 지 1년도 채 안 된 신형 전투식량에서 장병들 건강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이 9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형 전투식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납품됐다. S형 전투식량은 장병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른바 ‘동결건조형’으로 야전에서 뜨거운 물을 15분간 부어둔 뒤 익혀 먹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보급된 지 9개월밖에 안 된 S형 전투식량에 이물질이 들어있다는 불만 접수가 잇따랐다. 지난 6월 육군 A부대에선 S형 전투식량으로 보급된 카레비빔밥에서 고무줄이 발견됐다. 같은 달 육군 B부대에 보급된 카레비빔밥에선 벌레와 플라스틱이 나왔다. 육군 C부대에선 고무줄이 나온 해물비빔밥도 있었다.

S형 전투식량(해물비빔밥)에서 발견된 고무줄

특히 지난 7월 육군 D부대에선 닭고기비빔밥에 길이 3㎝ 가량의 귀뚜라미가 들어 있었다. 불만 접수 서류에는 ‘전투식량 개봉 후 뜨거운 물을 부은 후 (귀뚜라미가) 떠오름’이라고 돼 있었다. 음식 색깔이 변해 있거나 밥알이 그대로 씹히는 문제도 드러났다.

이들 사례는 ‘사용자 불만 민원’으로 접수됐지만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정 의원 측은 “S 전투식량을 생산하는 A업체가 위치한 나주시는 S형 전투식량에 제기된 민원 16건 중 5건을 ‘업체 귀책 없음’으로 결론 내렸으며 현재까지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불량 전투식량에 대한 조사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자체의 조사결과를 받아 기품원에 통보한 뒤 기품원이 업체 책임 여부를 판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품원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나 식약처의 하자 판정 없이는 업체를 제재하거나 입찰제한 등 처분을 내릴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S형 전투식량(카레비빔밥)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현재 육군에 비축된 전투식량 660만개 중 170만개(25%)가 S형 전투식량이다. S형 전투식량을 제외한 전투식량의 경우 2016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30건의 불만이 접수됐다. 이 중에는 전투식량에서 곰팡이, 원형 쇳조각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정 의원은 “기품원이 최종 하자 판정을 내린 뒤 전 군에 급식 중지명령을 내릴 때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구조 때문에 애꿎은 장병들만 품질이 우려되는 전투식량을 섭취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은 전투식량 종류를 늘리기에 앞서 생산업체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재 보급되고 있는 전투식량의 품질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