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논평도 대립각…與 “정치권 막말 부끄러워” vs 한국당 “‘애민정신’ 없어”

국민일보

한글날 논평도 대립각…與 “정치권 막말 부끄러워” vs 한국당 “‘애민정신’ 없어”

입력 2019-10-09 14:59 수정 2019-10-09 15:11
573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 훈민정음 서문 너머로 나무 판자에 시민들이 부착한 장미꽃이 '한글 사랑해'라는 문구를 수놓고 있다. 연합뉴스

573돌을 맞은 한글날에도 여야는 논평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여야 모두 세종대왕의 ‘애민(愛民)정신’을 강조하며 민생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서로를 향해 뼈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백성 모두가 쉽게 자신의 뜻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한 한글 창제의 뜻을 깊게 새긴다”며 “자랑스럽고 소중한 한글을 아름답게 쓰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끄럽게도 정치권의 막말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 말과 글을 어지럽히고 함부로 쓰는 오늘의 정치인들 모습이 실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의 이 같은 지적은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을 의식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았네. XX같은 게”라고 욕설을 한 데 이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도 8일 국정감사 참고인의 발언이 끝난 직후 “검찰개혁까지 나왔어. 지X. 또X이 같은 새X들”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바 있다.

한국당 의원들의 막말 사태를 에둘러 비판한 이 대변인은 “바르게 말하는 품격 있는 정치, 참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 신뢰받는 정치를 다시금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세종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정신’으로 누구든지 알기 쉽고 배우기 쉬운 한글을 지어 널리 퍼뜨렸다”며 “하지만 573년 전 세종대왕이 강조한 통치자의 기본, ‘애민’은 그 어디에도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의 불통과 아집으로 성장의 길목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이를 맨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국민들은 생업도 잊은 채 잠을 설치며 분노와 절망, 배신감을 토로 중”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불통을 일삼으면서 소통을 잃었고, 애민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논평으로 대립각을 세운 민주당, 한국당과 달리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모두 ‘애민’과 ‘민생’을 강조하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당이 되겠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욱 아끼고 바르게 사용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은 백성만을 생각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본받아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애민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기득권 타파와 평등을 구현한 한글 창제의 정신을 되새기며 앞으로 실질적인 비(非) 문해율을 낮춰 누구나 정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며 “한글의 창제 정신과 우수성에 걸맞도록 노동시간의 단축, 평생교육의 확대 등으로 기득권 타파와 평등을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애민 정신의 핵심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인데 정치권은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로 갈라져 철저하게 약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며 “남은 국감 기간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민생 국감’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바르게 말하고 귀담아듣는 정치의 복원이 시급하다”며 “막말로 더럽혀진 정치의 언로(言路)를 정화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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