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영휘 후손 ‘친일재산 환수소송’ 반전…항소심선 정부 승소

국민일보

[단독] 민영휘 후손 ‘친일재산 환수소송’ 반전…항소심선 정부 승소

국가기록원 사실조회 해보니 토지반환 근거 없어

입력 2019-10-09 17:02 수정 2019-10-09 18:48
민영휘(1852~1935)

대표적 친일파 중 한 명인 민영휘의 후손이 대한민국 정부와의 ‘친일재산 환수소송’ 1심에서 이겼다가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2부(부장판사 최은주)는 민영휘의 후손인 유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영보합명회사(영보)가 “서울 강남구 세곡동 땅1492㎡(약 451평)에 대한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민영휘는 1910년 조선총독부에서 자작 작위를 받은 ‘골수’ 친일파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2007년 그를 재산환수 대상이 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단했다. 세곡동 땅의 소유권을 놓고 정부와 다툰 유씨는 민영휘의 셋째 아들 민규식의 의붓 손자다.

민규식은 1910년 시행된 일제 토지조사령에 의해 그해 7월 22살의 나이로 세곡동 땅의 토지소유권을 갖게 됐다. 이 땅은 1949~1950년 ‘유상몰수·유상분배’ 원칙에 따른 농지개혁법이 시행되면서 소유권이 국가에 넘어갔다.

민규식의 후손들은 이 땅이 당시 제대로 분배·상환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당시 농지개혁법에 따라 원소유자에게 토지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 측은 2017년 영보 명의로 “민규식이 1933년 영보를 설립하면서 세곡동 땅을 출자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절차상 오류로 국가에 잘못 귀속됐으니 이를 돌려달라는 취지였다. 이에 정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에 해당하므로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영보에 출자된 땅이라는 근거가 없다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민규식이 세곡동 땅을 친일행위로 얻었다는 증거가 없고, 당시 농지분배 관련 서류를 보면 영보에 출자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세곡동 땅이 영보에 출자됐다는 증거가 없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국가기록원 사실조회에도 영보 측 주장의 근거 자료는 없었다. 재판부는 “영보 측 청구는 출자 사실을 전제로 한다”며 세곡동 땅이 친일재산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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