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권 검찰’ 개혁 목소리 커지는데…정작 마련된 제도는 유명무실

국민일보

[단독] ‘인권 검찰’ 개혁 목소리 커지는데…정작 마련된 제도는 유명무실

입력 2019-10-10 18:00 수정 2019-10-10 18:00

법무부와 검찰이 최근 ‘인권 검찰’을 표방하며 공개소환제도 폐지, 조사시간 제한 등 각종 개혁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마련돼 있는 검찰 내 인권 관련 제도는 부실하게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권침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0건이었다. 그 전해인 2017년에도 0건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부터 지난 5년간 총 접수 건수는 10건에 그쳤다. 수사기관과 구치소, 교도소 등에서 인권침해 사례를 접수받아 처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권침해 신고센터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대검찰청에 인권부를 신설하며 검찰의 인권 옹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신고센터도 인권센터로 전면 개편해 인권 침해 신고 관리 업무를 집중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올해 인권센터에 접수된 인권침해 사건 현황은 따로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법무부 측은 “인권센터 개편 이후 개선안 시범실시 중에 있어 인권침해 사건 접수·처리 현황 통계자료를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인권상담사도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는 배치되지 않았다. 인권상담사제도는 사건관계인이나 민원인이 수사과정에서 받는 압박감이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전문 심리상담 자격을 갖춘 상담사가 무료로 상담을 진행하는 제도다. 현재 서울동부지검 등 15개 청에서 시범실시 중인데, 가장 조사 건수가 많은 서울중앙지검에는 도입되지 않은 것이다.

인권침해 신고센터뿐 아니라 관련 민원 창구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대검 인권부에 접수된 민원은 38건으로, 1달에 평균 4건이 접수되는 데 그쳤다. 구체적 민원 내용에 대해서 법무부는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검은 이처럼 인권침해 관련 제도 활용도가 낮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인권침해 신고센터에 신고하는 것보다 일반 진정사건으로 접수하는 경우가 많아 통계상 저조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원의 경우 대검보다는 일선 청 중심으로 민원 접수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또 인권상담사 제도 관련해서는 “일부 청에서 자체적으로 시범 운영 중에 있고, 향후 전국청 실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 의원은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 사례가 꾸준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권침해 신고센터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인권을 중시하는 검찰권 행사를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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