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고소장에 ‘보도에 관여한 이들’도 포함시켰다

국민일보

윤석열 총장, 고소장에 ‘보도에 관여한 이들’도 포함시켰다

윤중천 면담보고서 접근했던 이들까지 폭넓게 조사 취지

입력 2019-10-13 17:11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 접대’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 등 상대로 지난 11일 제출한 고소장에 해당 기자 외에 ‘보도에 관여한 이들’이라는 취지의 표현이 적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언론사의 보도 경위로 지목된 이른바 면담보고서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들까지 폭넓게 조사해 달라는 요청으로 풀이된다.

13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윤 총장은 ‘한겨레21’의 의혹 보도 직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의 고소장을 작성했는데, 고소 대상에 ‘보도에 관여한 이들’을 포함시켰다. 보도 경위에 얽힌 이들까지 폭넓게 밝혀 달라는 취지로, 성명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대검은 설명했다. 결국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서부지검 판단에 따라 건설업자 윤씨의 면담보고서에 접근 가능했던 법조계 인사들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파장이 컸던 이번 보도가 정치적 결과물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을 키우려는 의도에서 불명확한 폭로가 시도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다.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당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폭로된 일에 빗대는 시각도 나온다. 윤 총장의 고소는 곧 조 장관 수사 도중 벌어진 ‘총장 흠집내기’의 연유를 밝혀 달라는 요청이라는 분석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보도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인이 제보를 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원으로 활동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라디오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사에 얽힌 이해관계가 보였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건설업자 윤씨 면담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 보도가 이뤄진 점, 보도 시점이 조 장관 수사가 한창이고 지지자들 반발이 크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법조계에서는 과거사 진상규명 당시 윤씨를 면담한 수사관 등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조사단에 파견돼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현재 미국에서 국외훈련 중인 이규원 검사다. 이 검사는 그러나 국민일보에 “나와 100% 무관한 보도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언론인을 고소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대검은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고소였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진위 공방이 계속되면 진행 중인 수사, 검찰 기능 신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적 의미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학의 사건’ 재수사단,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 윤씨 측도 윤 총장의 ‘별장 접대’ 의혹을 부인하면서 논란은 빠르게 가라앉는 모양새다. 윤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푸르메는 수감 중인 윤씨를 지난 12일 접견한 결과 윤씨가 “윤 총장을 알지 못하고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 총장도 윤씨가 밝힌 입장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구자창 이경원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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