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말하던 설리, 그에게 무슨 일이

국민일보

“오늘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말하던 설리, 그에게 무슨 일이

입력 2019-10-14 19:21

배우이자 가수 설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팬들이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가장 최근까지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에서의 발언들이 그의 죽음과 관련해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이 설리가 고통을 겪어온 악플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그가 한 말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설리는 JTBC2 ‘악플의 밤’ MC로 활약해왔다. 방송에서 그는 악플을 읽으며 상처 받는 동료 연예인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는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언뜻 내비칠 때가 있었다.

설리는 지난 4일 “나도 양면성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실제 내 생활은 너무 구렁텅이인데 사람들 앞에서 밝은 척을 하는 게 거짓말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개그맨 박성광이 “배려심 넘친다는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고백하자 자신도 공감을 표한 것이다.

당시 설리는 “어떤 사람이든 다 어두운 면이 있지만 숨기고 살아가는 거라며 이상하게 느낄 필요가 없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그래서 양면성을 가진 채로 살고 있다”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생전 마지막 방송출연인 11일 녹화에서는 “외국인이라 쉽게 돈을 번다”는 악플을 알베르토 본디에게 읽어주며 “읽기도 미안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다들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느냐. 알베르토도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지난 5일 불법촬영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룬 영화 ‘메기’의 필소토크쇼에 출연한 설리는 “사람들은 친절함을 원한다. (어떤 상황의) 피해자에게도 친절함을 바라고, 좀더 친절하게 이야기해줄 수 없냐고 사람들은 말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피해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사회적 분위기를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설리는 자주 무엇이 문제인지를 설명해야하는 입장이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의 자유분방한 언행 때문에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브래지어 미착용(노브라)을 지지하는 그가 자신의 옷차림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설리는 공격의 대상이 됐다. 또 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만 올려도 “문란하다”는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지난 7월5일 설리는 악플의 밤에서 “속으로 ‘오늘도 설리는 이렇게 방송국에서 재미있는 사람들과 재미있는 농담을 하고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라고 생각한다. (당신들이 욕한) 그런 설리가 오늘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뜻”이라며 당찬 악플 대처법을 밝혔다. 그러나 항상 비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같은 달 22일 그는 임신설이 불거졌을 때를 회상하며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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