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박 대통령님, 취임 전 제가 떠났어야…생 끝날 때까지 사죄”

국민일보

최순실 “박 대통령님, 취임 전 제가 떠났어야…생 끝날 때까지 사죄”

‘국정농단’ 장본인 최씨, 박 전 대통령에게 옥중 편지…류여해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공개

입력 2019-10-20 11:10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장본인인 최순실(63·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옥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앞으로 후회와 한탄을 담은 편지를 썼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려고 했던 편지라며 내용을 공개했다. 류씨는 “정준길 변호사와 함께 구치소로 찾아가 최씨가 구술로하는 편지를 받아적어 왔다”고 했다.

최근 최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지 못하게 한다며 서울동부구치소 직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후 변호사를 통한 공개 편지 방식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편지는 “대통령님, 아마도 이생에 다시 보는 날이 없을 것 같아 글을 드린다”는 말로 시작한다.

최씨는 “지금 생각하면 대통령 취임 전에 제가 일찍 곁을 떠났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국민 마음에 남았을 텐데 죄스럽고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남아 있었더라도 투명인간이 돼 남모르게 대통령님을 도왔어야 했는데 주변에 나쁜 악연들을 만나 대통령님에게까지 죄를 씌워드리게 돼 하루하루가 고통과 괴로움 뿐”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재임 시 지구의 반 바퀴를 돌 정도로 나라의 국익을 위해 외교력을 높이시려고 노력하고 휴일도 반납한 채 국정을 살피신 분인데, 이런 억울함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품이라는 것 하나 없고 늘 차던 낡은 시계 하나와 구두도 굽이 다 닳아야 바꾸던 그런 분께 그들은 뇌물이라는 죄를 씌우고, 갖가지 죄를 짜깁기해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박 대통령님을 지우려는 온갖 수단을 다 강구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16일 어깨 통증 수술을 위해 서울 강남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최씨는 “대통령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으면 수술까지 받으셨다는 소식에 저는 마음이 먹먹해 졌다”며 “제가 지은 죄 제가 다 안고 갈 수 있으면 안고 가고 싶은 마음인데, 이 정부에선 재판 기간을 늘릴 대로 늘려가면서 대통령님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님을 탄핵시키고 남은 이 나라의 상처가 너무나 커서 국민이 분열하고 갈등과 반목이 거듭되고 있다”며 “그들이 무엇을 위해 탄핵에 나섰는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 뇌물을 묵시적 청탁이니 무엇이니 하며 꿰맞춘 거짓을 많은 국민이 더 이상 안 받아들일 때가 곧 올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최씨는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육체적 고통이 힘들고 어려우시겠지만 힘을 내셔서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면서 “애당초 대통령님은 무죄이고 죄가 없었다. 대통령 곁에 머물렀던 죄로 저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되었을 문제였다”고 했다. “언젠가 꼭 이 말씀을 살아생전에 대통령님과 국민께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국하는 국민을 믿으시라”며 “제가 죄스럽고 정말 잘못했다. 이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내내 사죄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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