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가 춤췄던 뉴욕의 이름 모를 계단, 관광명소 됐다

국민일보

조커가 춤췄던 뉴욕의 이름 모를 계단, 관광명소 됐다

입력 2019-10-22 00:05
'조커 계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성. 인스타그램 캡처

두 손을 치켜들고 허리를 움직이며 춤을 추는 조커. 주황색 조끼에 빨간 슈트를 걸친 그는 계단을 내려가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듯 춤을 춘다. 영화 ‘조커’의 주인공 아서 플렉의 무대가 됐던 뉴욕의 한 계단이 이제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조커가 춤을 췄던 뉴욕의 계단은 요새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영화 속 계단은 미국 뉴욕 브롱크스 셰익스피어 애비뉴와 앤더슨 애비뉴를 연결하는 웨스트 167번가에 위치해있다. 영화에서 아서의 공동주택이 위치한 동네가 브롱크스의 하이브리지와 킹스브리지 지역이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직업 광대 아서는 영화 초반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 계단을 힘겹게 오른다. 영화 후반부터 그는 광기에 가득 찬 춤을 추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아서가 변화하는 모습이 이 계단을 둘러싸고 나타난다.

조커가 춤추는 모습에 인상을 받은 관객들은 실제 촬영지를 방문하고 있다. 관객들은 이 계단을 ‘조커 계단(Joker Stairs)’라고 부르며 해시태그(#)를 걸고 방문을 인증하고 있다. 같은 계단에서 조커가 춘 춤을 재연한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식이다.

조커 계단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 조커가 춤을 추는 장면을 재연하며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브롱크스는 기존 관광객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범죄가 자주 일어나 치안이 안 좋다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브롱크스에서 방화나 범죄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역이 가진 거친 이미지 때문에 구태여 브롱크스를 찾는 방문객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브롱크스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브롱크스 주민들의 반응은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그동안 안 좋았던 동네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며 반기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관광객이 늘어나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브롱크스 주민 호세 크루즈는 “사람들은 더는 브롱크스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영화 조커로 인해) 동네가 유명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코미디언 데수스 나이스는 트위터에 “브롱크스 시민이라면 조커 계단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법적으로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커’는 국내에서 지난 20일까지 총 441만60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히스 레저가 조커로 출연한 ‘다크 나이트’(2008)의 흥행 성적(417만명)을 넘어섰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조커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억1900만 달러(약 7310억원)가 넘는 수익을 냈다. 북미 수익은 2억2600만달러(한화 약 2699억원)가 넘었다.

영화 '조커'에서 아서 플렉이 춤을 추며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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