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선 한국계 후보 ‘깜짝’ 돌풍… “모랄레스 4선 막겠다”

국민일보

볼리비아 대선 한국계 후보 ‘깜짝’ 돌풍… “모랄레스 4선 막겠다”

입력 2019-10-21 17:13 수정 2019-10-21 18:22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한국계 정치현(49)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다. 목사 겸 외과 의사로 활동 중인 정 후보는 에보 모랄레스 현 대통령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볼리비아 유권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야당 기독민주당(PDC) 소속으로 출마한 정 후보는 20일(현지시간) 열린 볼리비아 대선에서 개표율 83% 기준 8.77%를 득표해 3위를 차지했다. 1위 모랄레스 대통령(45.28%), 2위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38.16%)과 비교하면 표차가 크지만 군소 후보 7명 중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볼리비아 현지에서는 정 후보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후보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오스카르 오르티스 후보에 밀려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현지 언론들은 정치 신인인 정 후보가 4위에 오르더라도 상당한 이변일 것이라고 평가해왔다. 투표함을 열어보니 정 후보는 오르티스 후보(4.41%)마저 누르고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 광주 태생인 정 후보는 12살 때인 1982년 선교사였던 정은실 볼리비아 기독대(UCEBOL) 총장을 따라 볼리비아로 이주했다. 15세에 귀화한 정 후보는 현재 목사 겸 외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 후보는 볼리비아의 경제 중심지인 산타크루즈에서 사목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의사, 교육가, 자선활동가로 명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PDC 소속 대선 후보였던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후보직을 사퇴한 직후 대권 도전에 나섰다. 좌파 성향인 모랄레스 대통령의 4선 연임을 저지한다는 명분이었다. 정 후보는 정치 경력이 전혀 없었으나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8월 말에 PDC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한인이 외국 대선 후보로 지명된 첫 사례였다.

정 후보는 후보 등록 직후 지지율이 1%가 채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급속히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민감한 사안을 두고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주목을 끈 것도 한몫했다. 그는 이달 초 유세에서 “지난 13년 동안 모랄레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죄를 짓고 있으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그리스도에게 돌아오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던 사람이 아쉽게도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오는 12월 모랄레스 대통령과 메사 전 대통령이 결선투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선에서는 정 후보의 표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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