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후에도…제주 명상원장 “숨진 회원, 사망 아니라 명상 중”

국민일보

구속된 후에도…제주 명상원장 “숨진 회원, 사망 아니라 명상 중”

입력 2019-10-22 06:19
50대 남성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소재 한 명상수련원의 창문이 열려 있다. 뉴시스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제주 소재 명상원의 원장이 여전히 “(고인은) 사망한 게 아니라 명상 중”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상원 원장 A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B씨(57)를 방치한 혐의(유기치사·사체은닉)로 지난 18일 구속됐다. B씨는 8월 30일 이곳에 일행 2명과 함께 입소한 뒤 사흘 만인 지난달 2일부터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이를 수상히 여긴 가족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명상원에서 이불에 덮여 있는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의 부패 상태로 보아 B씨가 사망한 지 한 달쯤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B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명상원 내에서 벌어진 일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서 한방침, 주사기 등이 발견됐기 때문에 무허가 의료시술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열어둔 채 수사 중이다. 이에 경찰이 B씨의 시신 중 손목, 발목 등 침을 맞을 만한 곳의 피부조직 5곳을 떼어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고 22일 JTBC는 전했다.

B씨의 정확한 사망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최초 부검에서 B씨에게 심장질환이 있다는 소견이 나온 만큼, 명상원의 수련 방식이 사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도 살펴보는 중이다. 과격한 운동이 B씨의 지병을 악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명상원 인근 주민은 “어떤 분은 계단을 뛰어올랐다 내려왔다를 계속하고, 숨 끊어지는 소리도 들렸다. 밤에도 계속됐다”며 “정상적인 수련원이 아닌 것 같았다”고 JTBC에 밝혔다.

A씨는 구속 후에도 “B씨는 숨진 게 아니라 명상 중”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련원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숨진 B씨에게 흑설탕물을 먹이고 시신을 닦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시신을 닦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에탄올도 나왔다. B씨 시신은 방치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일부 외상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 외에도 명상원 관계자 5명을 사체은닉 및 유기치사 등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A씨와 함께 명상원의 명의상 대표 2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법원에 A씨에 대한 구속영장만 청구했다. 대표 2명이 범행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A씨만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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