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자리 넘봤다” 태국 ‘왕의 배우자’, 3개월 만에 지위 박탈

국민일보

“여왕 자리 넘봤다” 태국 ‘왕의 배우자’, 3개월 만에 지위 박탈

입력 2019-10-22 09:53 수정 2019-10-22 09:54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의 배우자였으나, 왕실 직함을 박탈당한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 연합뉴스

마하 와찌랄롱꼰(67) 태국 국왕이 ‘왕의 배우자(한국의 후궁 격)’ 호칭을 부여했던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34)의 모든 지위를 박탈했다고 방콕 포스트 등 현지 매체가 태국 왕실 성명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니낫이 왕의 배우자로 임명된 지 3개월 만이다.

태국 왕실은 두 쪽 분량의 성명에서 “시니낫이 왕실의 전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국왕에게 반항했다”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 왕실의 명령을 빙자해 개인적 욕망을 채웠다”고 박탈 사유를 밝혔다.

이어 “야심에 이끌려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는 국왕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으로 국가와 왕실의 위엄을 훼손시켰다”고 덧붙였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지난 5월 즉위했다. 그는 대관식에 앞서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 수티다 와찌랄롱꼰 나 아유타야(40) 근위대장과 결혼식을 올리고 왕비로 임명했다. 이후 두 달 만인 7월, 시니낫을 왕의 배우자로 임명해 화제가 됐다. 왕의 배우자 호칭이 부여된 것은 태국에서 절대군주제가 폐지된 이후 100년 만에 처음으로, 태국 내에서도 파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지난 8월 시니낫의 일상 사진이 여러 장 공개되면서 그는 더욱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와찌랄롱꼰 국왕이 시니낫의 일상을 담은 왕실 전기를 펴내라고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사진이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의 일상공개가 금기시돼있는 태국에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태국 왕실이 공개한 와찌랄롱꼰 국왕과 시니낫의 사진. 국왕과 시니낫이 군복을 입은채로 걷고 있다. 뉴시스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는 태국 국왕과 시니낫. 뉴시스

그러나 시니낫은 왕의 배우자로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왕실 직함을 잃게 됐다. 동시에 군 직위도 박탈당했다. 시니낫은 2008년 왕실 육군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조종사 교육을 받아 왕실 근위대에서 근무해왔다. 지난 5월에는 왕실 근위대 소장으로 진급했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수티다 왕비 이전에 세 차례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다. 1977년 외사촌과 결혼했으나 얼마 못 가 헤어졌고, 평민 여성과 재혼 후 1996년 다시 이혼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01년 또 다른 서민 여성과 결혼했지만 2014년 파경을 맞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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