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속옷·포대… 2년째 신원 오리무중인 ‘합천 여성 백골’

국민일보

20년 전 속옷·포대… 2년째 신원 오리무중인 ‘합천 여성 백골’

입력 2019-10-22 15:06 수정 2019-10-22 17:00
지난해 1월 경남 합천군 한 야산에서 발견된 백골 여성과 함께 나온 여행용 가방, 쌀 포대, 보자기, 스웨터(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등이 현장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합천군 한 야산에서 발견된 청색 여행용 가방 안에는 여성의 백골 시신이 한 구 들어있었다. 이 백골의 신원은 2년째 오리무중이다. 가방 안에서는 여성의 속옷과 목폴라 스웨터, 청바지 등이 함께 발견됐으며 키는 163㎝ 전후, 나이는 30대 중반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월 12일 오후 3시30분쯤 경남 합천군의 한 야산에서 부지 정리 작업을 하던 굴삭기 기사 A씨는 굴삭기 버킷에 걸린 청색 여행용 가방을 발견했다. 이 가방 안에는 보자기가 들어있었는데, 그 안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고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가로 47㎝·세로 42㎝·폭 28㎝ 크기의 가방 안에 보자기와 쌀 포대로 싸인 백골을 확인했다. 가방 안에서는 브래지어와 털실로 짠 스웨터, 청바지 등 옷가지들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백골이 겹겹이 싸여 있던 점, 가방이 야산에 묻힌 점 등으로 미루어 살인 등 강력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 등을 의뢰해 백골이 30대 중반 여성인 것으로 추정했다. 키는 163㎝ 전후인 것으로 봤다. 다만 정확한 사망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가방 속에서 발견된 목폴라 스웨터. 연합뉴스=경남경찰청 제공

여성 백골이 담겨있던 여행용 가방. 연합뉴스=경남경찰청 제공

경찰은 백골로 발견된 여성과 체격 등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국 실종자들의 가족을 상대로 DNA 대조작업을 벌였지만 아직 일치하는 사람을 못 찾았다. 이에 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DNA 대조작업을 이어가면서도 백골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일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최근 이 사건을 공개하고 제보를 받기로 결정했다.

백골 여성과 함께 발견된 유류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방 안에서 발견된 상의 속옷은 1999년 생산이 중단된 비너스 브랜드에 80B 사이즈다. 또 백골이 싸여있던 쌀 포대는 1998년에 생산됐다.

경찰은 백골 발견 장소가 으슥한 야산인 점 등에 미뤄 시신을 가방에 담아 유기한 범인이 현장 주변 지리에 밝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2일 “현재로는 백골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가족이나 가까웠던 사람들은 옷가지 등을 보고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촉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제보는 경남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055-233-3356∼7)으로 하면 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