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뜯어지고, 곳곳 곰팡이” 입주 10개월 아파트 상황(사진)

국민일보

“벽지 뜯어지고, 곳곳 곰팡이” 입주 10개월 아파트 상황(사진)

입력 2019-10-23 06:16 수정 2019-10-23 08:21
22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가 공개한 누수 및 곰팡이 피해 사진.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등의 하자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입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면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중이다.

문제가 발생한 아파트는 두산건설이 시공해 올해 1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곳이다. 입주 초기부터 곰팡이가 피는 등의 피해는 발생했으나, 최근 태풍이 오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한다. 입주자 대표 A씨는 22일 “저희 입주민들은 아파트를 ‘워터파크’라고 부른다.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면서 “해도 너무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자대표회에 따르면 태풍 당시 전체 353세대 중 200여 가구 이상에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현상이 발생했다. 상황이 심각한 집의 경우 방과 거실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비닐로 덕지덕지 붙여놨고, 마룻바닥은 시꺼멓게 변색이 이뤄졌다. 집안 전체에서 쿰쿰한 냄새도 났다. 현관부터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하부는 시공사가 곰팡이 핀 벽지를 뜯어낸 뒤 노란색 테이프로 비닐을 고정해둔 상태였다.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자 시공사가 벽지를 뜯어내고 비닐을 덮어 놓았다. 연합뉴스

한 입주민은 “냄새가 나고 두통에 시달렸는데 처음에는 원인도 몰랐다”면서 “벽지를 뜯어내 봤는데 곰팡이 스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42층에 있는 한 집의 경우 지난 8월 하자 보수를 했는데도 벽지 곳곳에 다시 곰팡이가 피어나고 있었다. 거실 한복판에서 물이 올라와 시커멓게 변색된 모습도 관찰됐다. 이 집 세입자인 C씨는 “9월 태풍 때 집을 비웠다가 다음 날 왔는데 거실 한복판과 작은 방에 물이 고여 난리인 상황인 펼쳐진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아파트 하자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집을 나가겠다고 집주인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누수 현상은 지난달 태풍 ‘타파’가 왔을 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입주자 대표위원회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천장 벽지가 축축하게 젖어있거나 창틀에서 물이 새는 모습 등이 쉽게 관찰된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만 100개가 넘는 상황이다.

누수 피해 모습. 연합뉴스

한 주민은 “입주 초부터 70가구 정도에 곰팡이 피해가 발생했고, 태풍으로 200여가구까지 피해가 증가했다”면서 “주민들은 일상생활이 마비되는 등 고통스러운데 두산건설은 제대로 원인 설명을 피하고 부실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두산건설에 항의하며 아파트 내에서 지난 21일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지역구 의원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참석해 시공사 하자를 질타했다.

두산건설은 창틀 물 빠짐 부위가 역류하거나 실리콘이 태풍에 찢어지며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벽면과 천장, 거실 한복판 누수에 대해서는 물이 벽면을 따라 타고 들어간 것 같다며, 하자 접수 70% 이상이 태풍 타파 때 발생한 것으로 기상의 영향도 있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외벽을 타고 하자보수가 진행돼야 하는데 최근 부산에 우천이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작업이 늦어졌다고도 했다. 주민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나중에 논의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