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만에 고의로 ‘보복 태클’ 한 손흥민” 중국 언론의 황당 분석

국민일보

“2분 만에 고의로 ‘보복 태클’ 한 손흥민” 중국 언론의 황당 분석

입력 2019-11-04 17:14
연합뉴스

에버튼전에서 나온 손흥민(토트넘)의 백태클을 ‘보복 태클’이라고 표현한 중국 언론의 분석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자책감에 눈물까지 쏟은 손흥민과 오히려 그를 위로해 준 상대 팀 모습이 화제 됐음에도, 손흥민의 ‘고의성’ 주장하며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중국 ‘소후닷컴’은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토트넘과 에버튼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12라운드 경기를 보도했다. 매체는 이날 문제의 장면인 에버튼 안드레 고메스의 부상을 언급하면서 “손흥민이 고메스에게 팔꿈치 가격을 당한 후 2분 뒤 보복 태클을 걸었다”며 “이로 인해 고메스에게 큰 부상을 입혔다”고 했다.

손흥민과 고메스의 충돌은 후반 33분 나왔다. 손흥민이 고메스의 뒤를 따르며 태클을 시도했고, 고메스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토트넘 세르주 오리에와 충돌했다. 그 순간 고메스의 발목이 꺾이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두 선수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고메스의 팔꿈치가 손흥민의 얼굴을 한차례 가격하기도 했는데, 중국 매체는 바로 이 순간이 손흥민이 태클을 건 계기가 됐다는 황당한 분석을 한 것이다. 볼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몸싸움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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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쓰러진 고메스를 보며 충격에 휩싸인 듯 머리를 감싸며 눈물을 흘렸다. 심판의 레드카드로 퇴장당한 후에도 계속 자책과 미안함의 눈물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팀 동료 델리 알리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며 “경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런 손흥민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상대 팀인 에버튼 선수단은 그의 눈물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사고 당시 에버튼 선수들은 고메스의 상태를 확인한 뒤, 한쪽에서 울고 있는 손흥민을 진정시켰다. 또 경기가 끝난 뒤에도 주장 시무스 콜먼을 비롯한 에버튼 선수들이 토트넘 드레싱룸을 찾아 위로의 말을 건넸다. 마르코 실바 에버튼 감독 역시 “그를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의도적으로 태클을 건 게 아니라는 것에 100% 확신한다”며 “손흥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매우 슬퍼하고 있을 것”이라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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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들도 입을 모아 손흥민의 마음을 대변했다. 델리 알리는 “손흥민은 내가 아는 한 가장 나이스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그의 잘못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도 “나쁜 감정의 태클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고의가 아닌 불의”라고 말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를 하다 보면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내가 아는 손흥민은 악의적인 마음으로 그런 태클을 할 선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의 고의적 태클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추호도 그런 마음이 없었을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경기 내용을 다룬 영국 유력 언론들과 대다수의 스포츠 전문 매체 역시 “손흥민은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며 “사고의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불운이 컸다”고 분석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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