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꿈나무’ 9살 소년…8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국민일보

‘체조 꿈나무’ 9살 소년…8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고 최동원군, 평소 나눔과 봉사 좋아해…이른 이별에 주변 안타까움 커

입력 2019-11-06 10:12 수정 2019-11-06 15:54
고 최동원군. 가족 및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운동 중 머리를 다쳐 뇌사에 빠진 초등3학년이 장기를 기증해 중증 질환을 앓던 8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학교를 대표하는 체조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건강하고 꿈 많은 소년의 영원한 이별이기에 주변의 안타까움이 크다.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따르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고 최동원(9·창원)군이 지난 5일 심장과 폐, 간, 신장(양쪽), 췌장, 각막(양쪽) 등을 기증해 8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최군은 지난 2일 119를 통해 삼성창원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됐고 의료진의 혼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어린 나이지만 평소 어린이를 돕는 후원단체에 자신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내는 등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최군이었기에, 어머니는 슬픔 속에서도 “우리 아이는 비록 치료를 해도 살지 못하지만 다른 아이들 여러 명 살릴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한줌 재로만 남기겠느냐”면서 기증을 결심했다.

2남 중 막내인 최군은 형제간 우애가 매우 좋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며, 리더십도 뛰어나 따르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한다.
2살 터울의 형이 체조부라서 체육관을 다니다 자연스럽게 체조를 시작하게 됐고, 그러다가 체조 국가대표 여서정 선수의 경기를 보고 감명받아 자신도 잘하는 종목이 도마니까 형보다 먼저 메달을 따서 엄마에게 드리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최군은 여느 아이들처럼 음악을 좋아하는 명랑한 소년이었다. 장차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광부, 디자이너, 심리학자, 컴퓨터프로그래머 등 되고 싶은 게 매번 바뀔 정도로 꿈많은 소년이었다.

베풂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자신 물건을 친구들에게 서스럼 없이 나눠줄 정도로 나눔과 봉사를 좋아했다. 어느 날 TV에서 굿네이버스 광고에 나오는 아이들을 보고 자기도 그 친구들을 돕고싶다고 엄마에게 부탁해 자신의 용돈으로 정기후원을 할 만큼 따뜻한 심성을 가진 아이였다.

최군 어머니는 “기증으로 다른 사람이 생명을 이어간다면, 동원이는 비록 죽지만 죽음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동원이 장기를 받은 분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아홉살 어린 꿈나무의 가슴아픈 기증 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움과 감사함이 교차한다. 사랑하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 결심해주신 부모님께 동원군의 장기를 받아 새 삶을 살게 된 환자들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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