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 신화…제2 이형범 누구?’ FA제도의 일그러진 자화상

국민일보

‘보상선수 신화…제2 이형범 누구?’ FA제도의 일그러진 자화상

입력 2019-11-08 04:05

2020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19명이 출전했다. 이들 가운데 이적 가능성이 예상되는 선수들이 있다. 포수 FA가 필요한 롯데 자이언츠의 영향이 크다. 또 외야수 자원이 필요한 한화 이글스 등이 영입에 나설 수 있다.

외부 FA 영입에는 보호선수 20인 이외의 한 명과 직전 연봉의 200% 보상금을 주거나 300%의 보상금을 주는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기에 외부 FA 영입이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엔 2명의 선수가 FA를 통해 팀을 옮겼다. 김민성(31)이 막차를 탔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LG 트윈스로 옮겼다. 사실상 현금이 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이어서 보상 선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양의지(32)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보상 선수가 발생했다. 두산이 지목한 선수는 이형범(25)이었다. 이형범은 2012년 NC 특별지명 23순위로 입단한 창단 멤버였다.

이형범은 보상선수가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일반론을 깨고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5월 10일 친정팀인 NC전에서 패전을 기록할 때까지 천하무적이었다. 6월부턴 마무리 투수를 맡아 시즌을 완주했다.

올 시즌 67경기에 나와 6승3패, 19세이브 10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66으로 훌륭했다. 피안타율도 0.253이었다.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후보로까지 발탁됐지만, 최종 명단에선 빠졌다. 5500만원인 연봉은 억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말그대로 보상선수 신화를 써내려간 이형범이다. 그러나 KBO 역사에서 보상선수가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다.

외부 FA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 1호는 삼성 박충식이었다. 1999년말 KBO리그에 FA제도가 도입된 뒤 해태 타이거즈 이강철이 FA계약을 통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해태로 갔다. 2년 뒤 은퇴했다.

보상선수 신화 1호는 문동환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정수근이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할 당시 두산으로 옮겼다. 문동환은 이적 첫해 4승에 그쳤지만 2005년 10승, 2006년 16승을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은 보상선수가 되기도 하고, 보상선수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2009시즌을 앞두고 홍성흔이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할 때 보상선수가 이원석이었다. 이원석은 2017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했다. 당시 보상 선수는 이흥련이었다.

보상선수 신화를 언급할 때 자주 거론되는 선수는 KIA 타이거즈 임기영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KIA 송은범이 한화로 이적할때 보상선수였다. 임기영은 2017년과 2018년 8승씩을 거두며 팀의 주축 투수가 됐다.

성공 사례가 있긴 하지만 상당수 보상선수들은 팀을 옮긴 이후 즉시 전력감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타의에 따른 이적 심리적 부담과 이적 구단내 입지 등이 원소속구단과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FA 등급제 도입을 통한 보상선수 제도 완화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차후엔 완전히 없애는 쪽으로 가야 한다. 신인 지명권 등으로 대체한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FA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라져야할 제도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